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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 반도체 제재에도…“中 화웨이폰, 낸드플래시·AP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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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에서 고객들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퓨라70 시리즈를 살펴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고객들 뒤엔 퓨라70 울트라 스마트폰 사진이 걸려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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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가 계속되는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규제에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퓨라(Pura)70 시리즈를 통해서다. 지난해 화웨이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놔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이번엔 낸드플래시 메모리(낸드) 반도체에서도 국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전자제품 수리 서비스 업체 아이픽스잇(iFixit) 등에 의뢰해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퓨라70 프로를 분해해본 결과, 화웨이 산하 반도체 설계회사 하이실리콘과 중국 부품업체들이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낸드 칩이 들어가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에서 중국산 낸드 칩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이었던 메이트60 프로엔 SK하이닉스의 낸드가 사용됐었다. 지난해 9월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분석·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츠에 의뢰해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의 부품을 파악한 결과,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퓨라70 프로에서 중국산 낸드를 쓰며 국산화에 성공한 셈이다. 낸드는 D램과 함께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이다.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남는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PC, 콘솔 게임기, 기업 데이터센터 등에 두루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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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퓨라70 프로를 구동하는 AP도 중국산으로 확인됐다. 로이터는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화웨이 자체 5G AP칩 ‘기린9000S’를 업그레이드한 ‘기린9010’가 퓨라70 프로에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칩 제작은 기린9000S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7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퓨라70 프로의 사례는 화웨이가 미국이 지속해서 강화해온 대중 첨단 반도체 제재를 뚫고 나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메이트60 프로에 중국이 자체 제작한 7㎚급 첨단 반도체가 탑재된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이후에 수출 통제 압박 수위를 더 높여왔다.

하지만 화웨이는 이번 퓨라70프로에선 AP뿐 아니라 낸드 칩까지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셰럼 모크타리 테크인사이츠 연구원은 “메이트 60때보다 퓨라70 시리즈에서 중국산 부품 사용 비중이 더 커졌다”며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서 자급자족을 이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화웨이에 대한 수출통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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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의 화웨이 매장에서 고객들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퓨라70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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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논란이 커질수록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상무부는 7일 인텔과 퀄컴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수출 허가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5년 전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금지 조치 이후에도 인텔·퀄컴은 특별 허가를 받아 일부 제품을 공급해 왔는데 이번엔 전면 금지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화웨이가 자사 최초 인공지능(AI) 노트북 ‘메이트북×프로’에 인텔의 코어 울트라 9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했다고 발표한 뒤 나왔다.

한편 로이터는 퓨라70 프로에 들어있는 D램은 메이트60프로 때처럼 SK하이닉스 제품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로이터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발표된 이후 관련 정책을 엄격히 준수해 오고 있다”며 “화웨이와의 거래는 중단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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