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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신기술 공개…美암학회 출격한 K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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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다. 사진은 지난해 ASCO 2023 기조연설 장면./A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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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다. ASCO는 미국 암학회(AACR),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AACR이 주로 초기 임상 결과를 공개해서 신약 개발 트렌드를 파악하는 자리라면, ASCO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후기 임상 결과를 공개해 항암제 시장 경쟁 구도를 파악할 수 있는 학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암 치료의 예술과 과학: 편안함에서 치료까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회에는 5000편 이상의 초록이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3200편이 연단에서 소개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들도 ASCO에서 신약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고 기술 이전도 논의한다

HLB는 자체 개발한 간암 치료제인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캄렐리주맙을 병용하는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HLB는 두 약을 병용 투여해 환자의 생존 기간을 24개월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HLB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리보세라닙에 대한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인데, 이르면 오는 16일 허가 발표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는 ASCO 학술대회장 안에 부스를 크게 차리고 미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비소세포폐암 3세대 표적치료제 경쟁도 눈여겨 볼 만하다. 유한양행은 자체 개발한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병용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다. 유한양행은 이번 ASCO에서 자사 렉라자와 해외 경쟁 제품을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비소세포폐암 3세대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에 대한 임상 3상 시험 결과 발표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리엇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면역항암제인 임핀지와 표적항암제인 타그리소의 임상시험 결과를 ASCO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ASCO가 항암 신약 개발 경쟁이 고형암을 넘어 혈액암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키메릭 항원 수용체 T(CAR-T)세포’ 치료제와 이중 항체, 항체 약물 접합(ADC) 같은 신약 플랫폼(기반 기술)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는 CAR-T세포 치료제인 브레얀지(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를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 투여하고 3년간 추적한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BMS는 브레얀지를 투여한 림프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10.1개월로, 기존 치료제(2.3개월)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번에 공개하는 임상 결과가 생존 기간을 대폭 늘렸다는 내용이라면, 현재 CAR-T세포 치료제로 가장 주목받는 미국 길리어드의 예스카타(액시캅타젠 시로루셀)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 화이자와 미국 씨젠은 ADC 항암제인 에드세트리스(성분명 브렌툭시맙베도틴)의 거대 B세포 림프종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공개한다. 에드세트리스는 혈액암인 호지킨 림프종(cHL) 치료제로 쓰이는데, 화이자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ADC 항암제 ‘블렌렙(벨란타맙 마포도틴)’의 병용 요법에 대한 후기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다.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들도 ADC와 이중항체, CAR-T세포 치료제로 출격한다. 제과업체인 오리온에 인수된 리가켐바이오는 ADC 항암제에 대한 초기 임상 결과를 공개하고, 앱클론은 CAR-T세포 치료제 임상 1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이중 항체 분야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의료 인공지능(AI) 업체인 루닛과 분자진단 업체인 젠큐릭스는 각각 AI 바이오마커 플랫폼과 분자진단 검사법을 활용한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이 밖에 네오이뮨텍은 T세포 증폭제 NT-I7의 병용 임상과 비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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