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왼쪽은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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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한 9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몹시 실망스러운 회견”이라며 맹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한 김건희 여사 및 채상병 특검법을 강행 추진할 것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협조를 요구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긴급 입장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국민이 요구한 건 국정 운영의 방향과 태도를 바꾸라는 것이었는데 여전히 ‘나는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집하고 있다. 오답을 써놓고 정답이라고 우기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과일 하나조차 마음 놓고 사지 못하고 한참을 고민하는 국민의 마음을 아는지, 줄폐업의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지,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에 공분하는 국민의 마음을 손톱만큼이라도 공감하고 있는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채해병(상병) 특검법을 전면 수용하라”며 “만일 채해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재차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정치공세’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주가조작 관련해서 국민들이 진상을 알고 싶어한다. 이를 정치공세로 몰아붙이는 건 부적절하다”며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김 여사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법 재발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하게 맞섰다.

이 자리에 배석한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는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때 충분히 수사했는데 아무것도 안 드러났다 그래서 정치공세’라는 논리인데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에서 만들어진 고발장에 (김 여사의) 주가조작이 없었다는 말을 써넣은 걸로 봐서는 문재인 정부 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걸 반증하는 증거”라고 말을 보탰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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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향후에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에 대해 “2년간 9번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번에 채해병 특검법을 거부하면 10번째”라며 “거부권은 헌법 가치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인데, 입법부의 권한을 무시할 정도로 쓸 수는 없다. 민생입법, 개혁입법 필요하면 특검법을 발의할텐데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국민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이후 벌어질 일은 여러분도 예측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와 관련 야당의 협조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금투세가 일반 금융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세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에서 금투세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해서 조세정의와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 잘 파악해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저출생과 관련한 특별한 정부 기구를 만들겠다고 얘기한 것은 전향적으로 찬성하는바”라며 “야당으로서 협조할 일이 있는지 전향적으로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우리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며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냐”고 비판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총선에서 엄중한 국민의 심판을 받았는데,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변할 생각이 없음이 확인됐다”며 “국민들 마음에 가닿은 답변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탈당 세력이 모인 개혁신당 이기인 당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끝까지 요만큼의 자기 잘못도 인정 안 하려는 금쪽이를 보는 것 같다”며 “연설 전반에 걸쳐 자화자찬은 여전했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공허한 구호만 열거했다. 오은영 선생님도 못 고칠 강적이 나타났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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