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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미술의 세계

강렬한 연기, 긴 여운 …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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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단편영화로 만들어진 임영웅 신곡 '온기'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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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뮤직비디오가 K팝과 K콘텐츠의 만남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RM의 솔로 2집 수록곡 '컴 백 투 미' 뮤직비디오는 공개 전부터 영화계 초호화 제작진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다. RM은 지난해 12월 입대해 6개월째 군 복무 중이지만, 입대 전까지 앨범 작업을 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총 11개 신곡을 담은 앨범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Right Place, Wrong Person)'은 이달 24일 발매되며, 그중 '컴 백 투 미'가 10일 오후 1시에 선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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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로 만들어진 임영웅 신곡 '온기'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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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직비디오의 연출·제작·각본을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로 올해 제75회 에미상 감독상·작가상을 거머쥔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이 맡았다. 또 영화 '헤어질 결심' '암살' 등에 참여한 미술감독 류성희, '만추' '1987' 등의 촬영감독 김우형이 의기투합했다. 배우로는 애플티비+ 시리즈 '파친코'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린 김민하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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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RM의 뮤직비디오 포스터. 빅히트 뮤직


RM은 지난 솔로 1집 '인디고'에서 윤형근 화백의 작품을 음반 표지로 쓰는 등 미술계에 대한 관심을 작업에 녹여냈는데, 이번엔 영화계와 맞손을 잡은 셈이다. 미리 공개된 10초짜리 맛보기 영상엔 몽환적인 소리와 함께 정면을 응시하는 RM의 모습이 담겼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마치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계와 협업한 뮤직비디오는 한 편의 완결된 서사 속에 음악 너머의 고유한 세계관과 메시지를 담는다. 가수의 얼굴을 비추며 춤·패션 등 이미지만 보여주는 영상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렇게 영화감독·배우가 참여한 뮤직비디오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있었다.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를 유행시킨 1998년 조성모의 '투 헤븐', 류승완 감독이 찍은 2007년 리쌍의 '발레리노' 등은 시간이 흘러도 회자되는 대표작이다. 지금은 세계적 영화감독이 된 박찬욱·봉준호도 여러 편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음악이 재생되는 고작 몇 분의 짧은 시간 안에 의도를 담느라 다양한 은유가 쓰이고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지난 1월 공개된 아이유의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도 대표 사례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아이유와 BTS 뷔가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다. 사회적 차별과 억압, 황폐해진 세상을 뛰어넘은 인물들의 사랑을 그리는 과정에서 해석상 논쟁이 뒤따랐다. 이 밖에 최근 아이유의 '쉬..(shh..)'에 배우 탕웨이, 지난해 자이언티 정규 3집 '모르는 사람'에 최민식, 뉴진스의 '쿨 위드 유'에 양조위 등이 출연하며 명품 연기를 선보였다. 눈빛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이들의 존재감은 대사 없이도 강렬한 감정을 일으켰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광고 감독 출신이 스타일리시한 뮤비를 연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작품성·완결성 있는 영상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영화계 협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영화계 입장에서도 'K팝 뮤비'라는 플랫폼을 통해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윈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공개된 임영웅 신곡 '온기'도 단편영화로 만들어져 관심을 끈다. 과한 감정을 덜어내고 담담하게 위로를 건네는 가사가 인상적인 발라드 곡으로, 김이나·임영웅 공동 작사다. 여기에 디스토피아를 묘사한 듯 극 중 임영웅은 메마르고 쓸쓸한 모습으로 홀로 폐허 사이를 다닌다. 배우 안은진과 현봉석이 출연했고, BTS·다이나믹 듀오 등과 협업한 바 있는 권오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단편영화의 장면들로 제작한 것"이라며 "조만간 해당 영화도 따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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