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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용 LH 토지 매입 1차 접수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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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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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사 보유 토지 매입에 나섰지만 건설사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위기설’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정부가 서둘러 내놓은 처방이 시장상황에 맞지 않게 성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엘에이치에 따르면, 지난달 5~26일 건설업계 보유 토지 매입 1차 접수 결과 신청건수는 6건, 토지의 기준가는 545억원으로 나타났다. 엘에이치가 땅을 곧바로 매입하는 ‘매입’ 방식 신청은 3건(90억원), 엘에이치가 신용을 보강해 건설사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뒤 추후 상황이 여의찮아 건설사가 매수 청구를 하면 확약일 당시의 가격으로 매입해주는 ‘매입확약’ 방식 신청은 3건(455억원)이었다.



엘에이치는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에 따라 올해 최대 3조원 규모로 두차례에 걸쳐 건설업계 보유 토지 매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2조원 규모를 매입하기로 하고 이번에 1차 신청을 받았으나, 정작 신청액은 사업 규모의 2.7%에 그친 것이다.



정부의 관련 계획 발표 당시에는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택 사업자나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물류센터 및 지식산업센터 부지 보유 업체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9일 경기 분당 엘에이치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토지 매입방안 설명회’에는 200여명의 건설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 토지 매각 신청이 예상을 깨고 저조했던 것은 엘에이치의 매입 조건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대책 발표 등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겨레

지난달 7일 경기 분당 LH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건설업계 토지 매입방안 설명회.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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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엘에이치의 매입 대상 토지는 3300㎡ 규모 이상인데, 매입 기준가격은 공공택지는 공공시행자의 공급가격, 민간택지는 개별공시지가를 적용한데 따라 업계에선 건설사의 매각 손실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과거 외환위기(1997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당시 지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총 3조3천억원 규모의 토지를 매입한 바 있어, 토지 매입 기준가격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 토지정책과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할 때 건설업계의 상황이 최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1, 2차로 나눠 신청을 받다보니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업체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에이치는 1차 접수된 토지를 대상으로 서류 및 현장 조사를 거쳐 다음달 매입 적격 토지를 선정해 계약할 예정이다. 2차 매입 신청은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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