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후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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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는 22대 당선자 108명 중 102명이 참석했다. 70명이 추 의원을 지지했고, 경쟁자였던 이종배(4선·충북 충주) 의원은 21표, 송석준(3선·경기 이천) 의원은 11표를 득표했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108석의 소수 여당의 선봉에서 192석의 범야권에 맞서야 한다. 황우여 비대위 체제에서 총선 참패로 어수선한 당을 수습하는 과제도 있다. 추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108명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192석 야당은 그 틈새를 계속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108석 무기는 대단한 것으로 절대 기죽지 말자”며 “우리는 지난 선거에서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남은 정예 요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어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자”는 게 이날 추 원내대표의 다짐이었다.
대구 출신으로 고향에서 세 차례(20·21·22대) 내리 당선된 추 원내대표는 행정과 입법을 두루 경험한 양수겸장(兩手兼將)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내 이번 경선에서 ‘친윤(친윤석열)’ 후보로 분류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초반 때부터 일찌감치 추 원내대표를 경제부총리로 점찍어뒀다. 임명할 때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국정 현안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온 분”이라고 소개했다.
추 원내대표는 고려대 경영대를 나와 행정고시(25회)에 합격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금융위 부위원장, 기재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 등 핵심 요직을 거쳤다. 정계 입문 후에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현금성 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비판해 주목받았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도 지냈다. 당에서는 “당장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급을 막아낼 적임자”(관료 출신 의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여야를 넘나들며 많은 의원에게 조언을 구한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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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정국의 추 원내대표 앞에는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22대 원 구성 협상 등 난제가 놓여있다. 연일 강성 목소리를 내는 ‘찐명’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그의 상대다. 여야 합의가 특히 까다로운 운영위·예결위·기재위 간사를 두루 거쳤고, '이준석 대표-김기현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로 대야 협상을 도맡았지만 이번 임무는 그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추 원내대표는 당선 후 회견에서 “이번 원내대표가 정말 먹기 좋은 밥상이라 평가하고 여러 의원님들이 후보로 나섰으면 (내가) 나서지 않았다”며 “다들 독배라고 하는데 이럴 때 TK(대구·경북)가 독배라도 마시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수직적 당정관계를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이날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현안에 관한 적절한 수위와 말씀을 해주셨다”며 “제 전반적인 생각과 기조는 대통령이 말한 부분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특검 관련된 입장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이) 오늘 말씀드린 상황은 전반적으로 다 같이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정관계=운명공동체'라 인식한다. 그는 “정부에 있을 때 고위 당·정·대를 하면 당의 이야기를 적극 수용하고 반영한 것이 많았다”며 “심야에도 전화하고 소통하면서 접점을 만드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시기나 출마군 등 민감한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원내대표단 구성을 서두르고,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소통 창구 지정도 검토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전임 주호영·윤재옥 의원에 이어 TK 출신이 3번 연속 원내대표를 맡으며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추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당선된 데는 59명인 영남권 의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22대 국회 개원 전에 원내대표를 뽑아 경제부총리로 잘 알려진 추 의원이 초선 44명의 표심을 얻는 데 유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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