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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소말리아 의대생 사진 올리고 "커밍 순"…급삭제한 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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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 비하, '인종차별' 논란 의식한 듯

정부가 의료대란 장기화 국면에서 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도 우리나라에서 진료·수술 등 의료행위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소말리아 의대생 사진을 올리며 'coming soon'(커밍 순)이라고 썼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의협)이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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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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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임 회장은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말리아 20년 만의 의대 졸업식'이라는 제목의 기사 사진을 공유하며 "곧 온다"는 의미의 'coming soon'이라는 글을 남겼다.

임 회장이 공유한 해당 기사는 2008년 12월에 작성된 것으로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의 샤모호텔에서 베나디르대 의과대학생들이 졸업장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이 사진을 인용한 외신에선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 중 한 곳인 소말리아의 모가디슈에서 의대생 20명이 졸업장을 들고 있다. 졸업식은 총탄으로 손상된 소말리아 한 호텔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베나디르대 총장은 "이들의 졸업은 소말리아 외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학생들이 폭력과 무정부 상태에서도 여전히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인터뷰 하기도 했다.

임 회장이 올린 글은 정부가 '해외 면허 의사'를 도입하려는 걸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후 임 회장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특정 국가를 비하하는 발언"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논란이 됐다. 게시글은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확산하며 임 회장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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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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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소말리아 의사들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의사 동료들" "그 나라 의대 교육의 질을 따져야지 인종을 차별하거나 나라 자체를 비하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자 임 회장은 게시글을 내린 뒤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 수입이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앞서 임 회장은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하고, 이들의 파면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에 이르렀을 경우 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다. 의견 제출 기한은 오는 20일까지이며, 이르면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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