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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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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글로벌 드림’ 와장창...日소프트뱅크 “라인 접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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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카와 소프트뱅크 CEO
“네이버와 자본 재검토 협상
7월초까지 마무리하겠다”
글로벌 진출 핵심 고리 ‘라인’
경영권 뺏기면 해외사업 차질
이해진 큰그림 물거품 우려
네이버 “다양한 카드 검토”


매일경제

네이버 [연합뉴스]


네이버가 13년간 키워온 ‘라인’에 대해 2021년부터 ‘동업 관계’를 이어오던 소프트뱅크가 9일 이 회사 경영권을 가져가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라인야후 지분을 어느 정도로 사들일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부터 100%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대놓고 라인을 일본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9일 결산설명회에서 “라인야후 측이 네이버와의 협업 관계를 모두 끊겠다고 발표했다”며 “이의 연장선에서 네이버와 라인야후 자본 재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인야후의 최대 주주는 64% 지분을 가진 A홀딩스다.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 협상 중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미야카와 CEO는 “현재 지분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협의 과정에서 힘든 장애물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홀딩스 이사회 비율은 소프트뱅크가 더 높은 상황”이라며 “이미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를 컨트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 라인야후 사업에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의 동업 관계가 깨졌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또 미야카와 CEO는 “(지분 조정 협상 타결에 대해) 7월 초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네이버에선 A홀딩스 지분을 단순 조정하는 것 이상으로 자사 해외 사업 전반으로 이어지는 라인야후 지배구조 전체 틀을 재점검하는 한편 소프트뱅크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사업에 득이 되는 방향으로 타협의 줄다리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라인야후는 일본 외에도 동남아시아, 미국 등 네이버의 주요 해외 사업과 연결되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야후가 100% 지분을 보유한 Z인터미디어트(전 라인코퍼레이션)는 일본 외 해외 사업이 핵심인 라인플러스(한국법인)를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미국, 태국,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 사업체를 두고 네이버의 사세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스노우(지분 10%)로도 연결된다. 이와 함께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게임즈(35.7%),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18.8%), IPX(전 라인프렌즈·52.2%)로 이어진다.

네이버 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해외 사업에서 네이버보다 대외 인지도가 높은 라인을 필두로 일련의 서비스 확장을 벌여 왔다”면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네이버는 해외 사업과의 관계성과 시너지 강화를 위한 역할 재조정을 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이에대해 네이버 측은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인 사안으로 현재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향후 양국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라인야후의 한국법인인 라인플러스는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과 관련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오는 14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소프트뱅크와의 매각 협상 진행 상황 등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이 발표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한편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공표하면서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에도 일정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그린 ‘글로벌 네이버’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 시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네이버는 2027년까지 글로벌 사용자 10억명과 매출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선 포털 네이버를 필두로 최정상급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사 라인을 포함하면 해외 매출 비중이 40%대로 뛰지만, 이를 제외하면 15%대에 그친다. 네이버가 라인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글로벌 확장도 수정도 예정된 수순으로 분석된다. 라인야후에선 네이버가 자원을 집중하고 있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대신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를 택하고, 클라우드 역시 네이버 클라우드보다는 구글 클라우드로의 교체 수순을 밟는 등 기술 협력 관계도 끊는 모양새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급기야 라인야후는 최근 일본 내 포털에서 구글 클라우드의 생성형 AI 플랫폼인 ‘버텍스 AI(Vertex AI)’를 활용해 AI 검색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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