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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커피 이야기] ⑤커피 추출, 완벽한 한 잔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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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기자(filmmsy@naver.com)]
프레시안

▲ 커피 추출은 사용하는 기물과 커피원두에 따라 달라진다. ⓒ 프레시안(문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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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료이며, 그 제조 과정은 깊은 과학과 센스 있는 감각의 조화를 요구한다. 올바른 커피 추출을 위해 먼저 본인이 원하는 향미 늬앙스를 지닌 커피를 제대로 선택을 해야 한다. 이후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는 분쇄도, 물의 온도, 추출 시간, 그리고 커피와 물의 비율이다.

커피 한 잔은 매일 아침을 여는 소박한 행위에서부터 사회적 소통의 가치를 지니는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커피가 지닌 깊고 풍부한 맛의 원천은 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 즉 커피를 추출하는 기술에 기인한다. 커피 추출은 수세기에 걸쳐 발전해 온 과학적 방법과 문화적 감각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의 기원은 9세기 에티오피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커피 열매를 씹어 먹는 것에서 시작해, 아라비아 반도를 거치면서 물과 함께 음용하는 방식이 개발되었다. 15세기에 예멘에서는 물에 커피를 우려내는 방식이 시작되었으며, 이후 커피는 유럽 전역으로 퍼지며 인기를 얻었다. 이과정에서 커피는 기능성(약용) 음료에서 기호성이 강조된 음료로 발전하게 된다.

유럽에 커피가 소개된 후 다양한 추출 기구가 발명되기 시작했고, 이는 커피 문화의 급속한 발전을 촉진했다.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는 고압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개발되었다. 이 기술은 커피 추출의 기존 관념을 뒤바꾸어 놓았으며, 오늘날 에스프레소는 수많은 커피 음료의 기반이 되었다.

커피 추출의 과학은 세밀한 조정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이다. 커피의 맛과 향은 사용된 원두의 종류, 분쇄도, 물의 온도, 그리고 추출 시간에 깊이 의존한다. 커피를 추출할 때, 각 변수는 매우 신중하게 조절되어야 한다.

커피 원두를 선택하고, 추출 기구를 선택한 후에는 분쇄도를 결정해야 한다. 너무 고운 분쇄는 과추출을 초래하여 쓴맛이 강해질 수 있고, 추출시간을 지나치게 길게 만들어 추출을 어렵게 한다. 또한, 너무 굵은 분쇄는 과소추출로 이어져 싱거운 맛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는 추출 압력이 고려된 고운 분쇄를 필요로 하며, 프렌치 프레스는 굵은 분쇄가 적합하다. 각 추출 방법에 맞는 적절한 분쇄도를 선택하는 것이 커피의 향미를 최대화하는 열쇠이다.

커피의 분쇄도는 추출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는 커피 맛과 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장 세밀한 분쇄도인 터키식 그라인드는 가루처럼 미세하며, 주로 이브릭을 사용하는 터키쉬 커피나 일부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사용된다. 에스프레소를 위한 매우 고운 분쇄는 에스프레소 머신에 적합하며, 모카포트에도 고운 분쇄가 사용된다. 중간 분쇄는 드립 커피, 사이폰, 에어로프레스에 적합하고, 중간 굵기 보다 조금은 더 굵은 분쇄는 케멕스나 일반적인 드립 방식에 사용된다. 가장 굵은 분쇄는 프렌치 프레스나 컵 퍼콜레이터에 사용되며, 이는 물과 커피가 접촉하는 시간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분쇄도를 적절히 선택하는 것은 원하는 맛과 향을 얻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물의 온도는 추출되는 커피 성분의 종류와 속도를 결정 짓는다. 일반적으로 물의 온도는 88°C에서 96°C 사이가 이상적이다. 너무 낮은 온도는 커피의 복합적인 향미 성분을 충분히 추출하지 못하며, 너무 높은 온도는 쓴맛이나 신맛을 강조하여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이는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분자의 운동 에너지가 증가하는것에 기인한다. 물 온도가 높으면 물 분자가 커피 입자 내부의 가용성 성분들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만든다.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는 추출 속도가 느리고, 물이 커피 원두의 성분을 효과적으로 녹일 수 없기 때문에 커피 향미의 복합성이 감소할 수 있다.

물의 온도 만큼 물의 경도와 pH는 커피의 최종 맛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이다. 물의 경도는 물에 용해된 미네랄의 양,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을 의미한다. 적당한 경도의 물은 커피의 복합적인 향미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경도가 너무 높은 물은 커피에서 쓴맛과 떫은맛을 강조할 수 있으며, 반대로 경도가 너무 낮은 물은 커피의 맛을 연하게 할 수 있다. 이상적인 커피 추출을 위해서는 중간 정도의 경도를 가진 물이 가장 적합하다. 스페셜티커피협회(SCA)에서는 물의 칼슘 경도 기준을 68mg/L로 설정하고 있다. 물의 pH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pH가 낮으면 산성이 강해져 커피의 산미가 두드러지게 되며, pH가 높은 알칼리성 물은 커피의 쓴맛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커피 추출에 이상적인 물의 pH는 약간 산성에서 중성 사이인 6.5에서 7.5 사이가 이상적이다.

추출 시간은 커피의 향과 맛의 균형을 매우 중요하게 좌우한다. 짧은 시간은 주로 산미가 강조되는 커피가 추출되고, 긴 추출 시간은 커피의 쓴맛과 바디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 드립 커피는 일반적으로 3~5분 사이에 추출되며, 에스프레소는 약 20~30초 내에 추출이 된다. 각 추출 방법에 적절한 시간을 유지함으로써 커피의 최적의 맛을 추출할 수 있다.

커피와 물의 비율은 추출된 커피의 강도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1:15~1:18 (커피 1g 당 물 15~18ml)의 비율이 일반적이다. 이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원하는 커피의 향미를 얻을 수 있으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커피는 추출 방법에 따라 향미와 질감이 크게 달라지며, 이러한 다양성은 커피 애호가들에게 끊임없는 즐거운 탐구의 대상이 된다.

드립 커피는 섬세한 향과 산미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커피의 복잡한 향들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에스프레소는 고압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강렬한 맛과 풍부한 크레마를 추출하며, 커피의 강한 바디감과 깊은 향이 강조된다. 프렌치 프레스는 커피와 뜨거운 물을 함께 우려내는 방법으로, 풍부한 바디감과 진한 맛을 제공하며, 커피 본연의 복잡한 향과 풍미가 잘 드러난다. 에어로프레스는 높은 압력으로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하여 깔끔하고 맛이 진한 커피를 만들어내며, 산미가 강조되고 쓴맛이 적은 커피를 선호하며 커피머신이 없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콜드 브루는 차가운 물을 사용해 장시간 동안 커피를 우려내는 방법으로, 커피의 쓴맛과 산미를 최소화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다. 이러한 다양한 추출 방법을 이해하고 활용하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커피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커피 애호가들은 자신만의 최고의 커피를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커피 추출은 단순한 과정이 아닌 각 요소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과학적 예술이다. 올바른 기술과 지식을 활용한다면, 집에서도 전문 카페 못지않은 품질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요소들을 실험하며 자신만의 최적의 커피 추출법을 찾는 것이 커피 즐기기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문상윤 기자(filmm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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