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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임현택 "尹, 박민수·김윤에 속아…오늘이라도 증원 백지화 결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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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차관·김 교수, 국민과 의사 갈라놓고 위험은 대통령께 떠넘겨"

대통령 향해 "국민 눈물 닦아주는 게 올바른 정치"…'원점 재검토' 거듭 촉구

노컷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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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미룰 수 없다며 거듭 강행 의지를 밝힌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제라도 증원 백지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 과정에서 그간 의료계 집단행동 관련 정부 대응을 브리핑해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가 '윤 대통령을 속였다'는 주장도 펼쳤다.

임 회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입장 브리핑을 열고 박 차관과 김 교수를 가리켜 "이들이 주장하는 건 포장지만 요란하게 해서 국민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들뿐"이라고 말했다.

또 "박민수와 김윤의 주장은 한 마디로 '건물 짓는데 철근을 빼고 대나무를 넣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수수깡을 넣겠단 것'으로 요약된다"며 "이걸 '개혁'이라고 포장해서 국민들과 의사들을 갈라놓고 있고, 정작 위험은 대통령께 떠넘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 차관은 올 2월 '의대 2천 명 증원' 발표 이후 본격화된 의·정 갈등 국면에서 윤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 전반을 설명하는 '얼굴' 역할을 해왔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로 실수로 발음하거나, 현장에 환자를 볼 의사가 없으면 '전세기를 띄워서라도 진료 공백을 막겠다'는 취지의 발언 등으로 의료계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정치적 성향은 여당 쪽이 아니지만 의대 증원에 찬성해온 대표적 학자로서 지상파 토론 방송 등에 출연해 정부 정책을 옹호했다.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는 야권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임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의사들을 악마화해 오로지 복지부 장관이 되겠다는 생각밖에는 없는 박 차관, 이제는 더 큰 이권을 챙기기 위해 국회로 간 김윤 같은 '폴리페서'(현실정치에 뛰어든 대학교수)들이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대해서는 "대학교수 생활을 하며 미국 대학을 다닌 아들의 비싼 유학 등록비와 생활비를 대고도 국민 건강은 도외시한 채 관료들의 입맛에만 맞는 '정부 청부 용역'을 몇 십 년간 해서 우리나라 가계 평균자산의 7.7배나 되는 큰돈을 모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상황은 몇 십 년간 의사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이뤄놓은, 다른 나라들이 놀라워하는 세계적 의료시스템 자체가 철저히 붕괴돼 전 국민의 생명을 크게 위협할 위기"라며 "한 번 붕괴되면 몇 십 년간은 절대로 복구하지 못할 인프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회장은 "박민수와 김윤이 국민들과 대통령을 속여서 나중에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병도 치료 못하나' 하는 한탄이 나올 때 원망을 들을 사람은 박민수와 김윤이 아니라, 대통령"이라며 "온갖 책임을 뒤집어쓰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임 회장이 의대 증원 추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주체로 국정 최고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아니라 박 차관과 김 교수를 꼽으며 화살을 돌린 부분이다. 앞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박 차관과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김 교수 등을 '십상시'(중국 후한 말 정권을 농단한 환관들)로 지칭한 것과 상통하는 맥락이다.

반면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시종일관 존대 표현을 쓰며 "어제(9일) 국민들께 하신 윤 대통령님의 말씀이 국민들을 위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오로지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길에 저와 정부의 모든 힘을 다하겠다'는 등 윤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실제 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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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입장 밝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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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어린 자녀를 둔 사직 전공의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온정에 호소했다.

임 회장은 "박 차관과 김윤이 준 모욕으로 인해 생명을 살리는 긍지는 없어졌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의사들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교수님들은 정말 죽을 것만큼 힘들다고 하시고, 오늘은 어쩔 수 없이 환자들을 더 잘 치료하기 위해 쉬기로 하셨다(휴진)"고 말했다.

아울러 "부디 이제는 국민들을 위해 국정을 책임 지시는 대통령으로서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백지 상태'에서 재논의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임 회장은 "저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는 게 올바른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임기를 마치고 나오실 때 성공한 대통령,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게 미력으로나마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통일안'은 이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원점 재논의'에서 바뀐 적이 없다며 "(정부와) 서로가 백지 상태로 만나 대화할 용의는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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