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무기 지원 중단 선언 전 美 TV쇼 인터뷰…전쟁 지속 의지 표명
"하마스 대대 24개 중 20개 궤멸…가자에 일종의 민간 정부 필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둘러싸고 미국과 파열음을 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관계 손을 내밀면서도 전쟁 의지는 고수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미 경제지 포브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밤 방송된 미국 TV쇼 '닥터 필 쇼'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가자 전쟁에 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녹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 이전에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40년 넘게 알아왔다"며 "우리는 종종 견해차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잘 극복해왔으며, 이번에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라파에서의 지상전에 대해 거듭 반대입장을 표명해온 데 대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해나갈 것"이라며 라파 지상전 수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라파에서 하마스를 소탕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하마스 24개 대대 중 20개를 궤멸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성적인 사람들은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며 "이번에 소탕하지 못하면 하마스는 또다시 가자를 손에 넣을 것이고, 10월 7일의 전쟁을 계속 되풀이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가자지구에는 일종의 민간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랍에미리트(UAE)와 다른 국가들의 도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학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자 전쟁 반대 시위에 대해서는 맹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캠퍼스 시위대에 대해 "집단 학살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가자 전쟁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국제사회 지도자들을 향해서도 "일부 지도자들은 개별적으로는 하마스가 소탕돼야 한다고 말하고도 캠퍼스 시위와 같은 정치적 선전의 압력에 직면하자 말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CNN과 인터뷰에서 가자 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라파로 진격한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다루는 데 써 왔던 무기들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지상전 수행 의지를 다졌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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