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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주말도 일해!” 바이두 부사장 해임...中 ‘링링허우’ 반발에 ‘996′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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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중국의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의 홍보 부사장 취징./바이두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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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의 할머니도, 엄마도 아니다. 개인 사정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하면 1초 만에 자른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의 홍보 부사장 취징(49)은 이달 초 이런 발언을 담은 영상 4건을 개인 더우인(중국판 틱톡) 계정에 올렸다. 7일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그의 발언은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용광로처럼 들끓은 중국 네티즌들은 취징을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관리자’라고 비난했다. IT 공룡인 바이두의 기업 문화가 경직되고 폐쇄적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이날 미국 증시에서 바이두 주가는 전날 대비 4% 가까이 떨어졌다. 결국 이틀 뒤인 9일 오전 취징은 사과문을 올렸다. 이날 오후 그의 바이두 퇴사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996 근무제’로 상징되는 과거의 고강도 노동을 경험한 관리자들과 적절한 처우·근로 환경을 요구하는 ‘링링허우(2000년대생)’ 직원들 간의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중국 회사들의 과거 근로 관행을 뜻한다. 996 세대 관리자들은 젊은 직원들이 업무에 열정을 쏟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링링허우 직원들은 관리자들이 대가 없는 희생을 강요한다고 항변한다.

논란이 된 영상에서 취징은 “주말에 쉬는 것을 기대하지 말라” “휴대전화를 24시간 켜놓고 대기하라” 등의 발언도 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직장에서 ‘역겨운 출근 룩(아무렇게나 입고 출근)’ ‘탕핑(드러눕는다)’ 문화를 주도하는 링링허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치링허우(1970년대생)인 취징은 중국의 고도 성장 시기에 중국 관영 신화통신 기자를 거쳐 중국의 통신 장비 제조사 화웨이 홍보 부사장을 지냈다. 2021년 바이두 부사장에 올랐다. 중국 매체들은 그의 연봉이 1500만위안(28억4000만원)이라고 전했다.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도 2019년 사내 행사에서 “996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전생에 덕을 쌓아 얻은 복”이라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2021년에는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의 홍보 담당 임원 장쥔이 “청년들은 잠들어 있다”고 말했다가 비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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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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