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종합] 라인 사태 "日 정부에 유감" 표명 정부, 선제 대응에는 여전히 '신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 브리핑 "네이버 결정 따라 대응해 나갈 것"

"네이버와 지속 소통…정부 차원서도 필요시 범부처 공동 대응 박차"

네이버는 日 소뱅에 라인 지분 매각 검토…"철저히 네이버 입장 존중"

"부당한 차별 있으면 즉각 대응한다"지만 선제적 조치에는 부정적

아주경제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10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라인야후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 지분 매각을 사실상 압박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라인 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직접적으로 유감의 뜻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정부는 향후 대응과 관련해 "네이버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현안브리핑에서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 지분매각 압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구체적인 유감 표명 대상을 짚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 총무성 관방장관이 브리핑을 통해 지분 매각은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얘기했고, 전체적인 지분 재검토 문제가 행정지도 내용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지분 매각 압박으로 느끼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하며 그러한 소지가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와 함께, 현재 불거진 상황에 대해서도 동시에 유감을 표명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해당 사안과 관련해 네이버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 차관은 "정부는 2023년 11월 네이버클라우드의 침해 사고가 과기정통부에 신고 접수된 직후부터 대면·유선으로 네이버 측과 사실관계·대응방안을 수시로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6일 정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총무성을 만나 행정지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며 "이어 29일에는 대응 방향 결정을 위해 네이버 측과 면담을 진행해 확인된 일본의 입장을 공유하는 등 네이버와도 긴밀히 소통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 부처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할 시 공동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이날 정부는 처음으로 일본 정부에 대한 입장을 나타냈고, 이해관계자들과도 꾸준히 소통해 왔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물밑에서 바삐 움직여 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향후 구체적인 정부 차원의 조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네이버의 입장을 존중해야 하며, 네이버의 입장에 따라 정부의 방침을 결정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선제적 대응보다는 네이버의 전략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 차관은 "정부는 그간 네이버의 입장을 존중하며 네이버가 중장기적 비즈니스 전략에 입각해 의사결정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일 경우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정은 네이버 스스로가 여러 가지 판단에 따라서 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한 결정이 타의가 아니고 스스로 결정해서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브리핑에 앞서 네이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소프트뱅크에 라인 지분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가 직접적으로 지분 매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서 강 차관은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한 판단은 네이버가 할 것"이라며 "결국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정말 네이버가 자체적인 결정으로 (지분 매각을) 할 것이냐, 다른 이유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 차관은 "네이버가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지분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해 왔던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네이버가 여러 방안을 살펴 왔다는 점을 내비쳤다. 또 이미 지난 2019년부터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사실상 소프트뱅크의 제어하에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네이버가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이 과연 네이버의 자체적인 결정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외부적인 압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차관은 "네이버의 고민이 상당히 있을 것이고 대외적으로 이를 밝히는 데 어려움과 제한이 있을 것"이라며 "지분 매각을 포함한 네이버의 여러 결정과 내용들이 단시일 내에, 단편적으로 검토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만일 부당한 차별적 조치를 받았다고 판단할 경우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발표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들은 후 관련해서 진행 과정을 주시하고 있었고, 그 이후에 열린 기업설명회(IR) 과정 등에서 관련 내용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밝히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는 맞다고 봤다"고 답했다.

정부의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대응이 윤석열 정부의 대일관계 정책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강 차관은 "전체적인 경영에 대한 문제와 경영권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 종합적인 환경 가운데서 네이버가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입장"이라며 "일본 정부의 관계와 내용에 있어서 이 건이 고려됐던 사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대응 문제에 있어서 정부가 밝히기는 어렵지만, 해당 건에 대해 정부가 가만히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