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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몸집 줄이기 나선 삼성 네트워크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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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5G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사업부 내 인력 재배치에 나선다. 임원 출장 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비용 절감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통신사들의 5G 투자 이후 통신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수주 계약이 예고 없이 취소되는 등의 일로 인해 시장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임직원 설명회를 열어 다른 사업부에서 전입해온 직원들의 원대 복귀 등 인원 감축 방안과 각종 경비 절감 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인력과 비용을 축소해 떨어진 수익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다시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우선 네트워크사업부 소속 직원 가운데 MX(모바일경험)사업부 등 다른 사업부에서 전입해온 직원들 중 희망자는 원래 소속 사업부로 복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주 실적·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내에서만 400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다양한 비용 절감 방안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안에는 임원 출장 시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출장 시 평사원과 동일한 수준의 숙소를 이용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5G 통신장비 시장이 본격화하는 흐름을 잡으며 두각을 나타냈던 바 있다. 2020년 3조5700억원이었던 매출이 2021년에는 4조5700억원으로 28% 증가했고, 2022년에는 이보다 17.7% 늘어난 5조380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글로벌 수주가 호조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4G·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맺는 등 5G 시장에서 수주를 늘려왔다. 2021년에는 일본 NTT도코모, 영국 보다폰 등과 5G 사업계약을 맺었고, 2022년에는 미국 제4 이동통신사인 디시네트워크, 인도 에어텔, 미국 컴캐스트에 5G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던 바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2022년 인사에서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사업부장을 맡았다. 또 신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에서 영입한 헨릭 얀슨 상무를 TF장에 임명하는 등 미래 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의 5G 통신장비 투자가 마무리된 지난해부터 보릿고개가 시작됐다. 네트워크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3조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가량 감소했다. 2020년 매출을 갓 넘긴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다. 최근에는 대형 통신사와의 계약이 갑자기 좌초되는 등 사업부 차원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래 시장으로 여겨지는 6G 시장이 개화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네트워크사업부에는 사업부장을 포함해 모두 35명의 임원이 근무하고 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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