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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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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라인 지분 매각 '얼마나, 얼마에, 어디까지'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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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 /사진=소프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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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네이버)가 라인야후 모회사 A홀딩스 매각을 두고 소프트뱅크와 치열하게 협상 중인 가운데 매각의 대상 범위와 가격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배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의 주식을 최소한의 가격으로 매입하려 하고, 네이버는 그 동안 투입된 자원을 고려할 때 제값을 받는 데 더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인정받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10일 일본 소프트뱅크 등에 따르면 최근 시작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A홀딩스 지분매각 협상 테이블에서 아직 구체적인 지분매각의 범위와 금액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양사 간 뚜렷한 온도차는 이미 다양한 의견 교환 속에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소프트뱅크의 협상 방침은 '제한된 지분을, 낮은 가격에' 가져오는 것이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최고경영책임자)는 지난 9일 소프트뱅크 2023 회계연도 결산발표회에서 "(A홀딩스의) 100% 지분을 갖게 된다면 보다 많은 선택지가 생기고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진다"면서도 "소프트뱅크의 캐시플로(현금흐름)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한정해 지분 매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소프트뱅크의 방침이 사실상 적은 예산을 활용해 A홀딩스와 라인야후의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 50%씩 A홀딩스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이론적으로는 소프트뱅크가 1주만 넘겨받아도 최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최소 지분'을 넘겨 받으려는 소프트뱅크의 전략은 높아진 라인의 몸값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라인야후(LY코퍼레이션)의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8639억엔(약 25조1359억원)이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의 지분 64.5%를 들고 있다. 라인야후 지분 보유액만 계산해도 16조원이 넘는다. 이에 더해 A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될 경우 가지게 될 라인야후와 여러 자회사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할 경우 A홀딩스 가치는 최소 20조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네이버 역시 소프트뱅크의 '편의'만을 위해 소량의 A홀딩스 지분을 헐값에 넘기는 방안에는 난색을 표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소프트뱅크 방침에만 따라 협상에 임할 경우 최수연 대표 등 현 경영진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또 네이버의 인력과 자본, 기술을 전격 투입한 라인에 대한 지배력을 손놓고 넘길 수 없다는 사내외 비판여론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합리적인 금액을 받아내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A홀딩스 지분을 넘기기 전 복잡하게 얽혀있는 일부 사업부문에 대한 양수도가 먼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후재팬 등 일본에서 주로 진행되던 사업들은 차치하더라도, 라인야후 자회사인 Z중간글로벌 밑에는 한국법인인 라인플러스 등 다양한 자회사가 있다. 라인 캐릭터사업을 해온 IPX(옛 라인프렌즈)를 비롯해 한국 상장을 검토 중인 라인게임즈도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의 지분 18.8%도 Z중간글로벌이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인의 핵심인 메신저 사업의 경우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용과 일본 내수용을 구분해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동일 플랫폼으로 개발된 라인 메신저 사업을 일본용과 비일본용으로 나누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라인 외의 사업구조에 대해서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협상 여부에 따라 A홀딩스 지분 전환과 함께 라인야후 아래 있던 일부 사업을 네이버로 직접 넘기는 양수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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