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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주말에 쉬지 마라” 中 MZ세대 경악한 ‘갑질’ 기업인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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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취징 전 바이두 부사장. 자료 : 바이두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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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과도한 노동을 강요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미화해 소셜미디어(SNS)에서 비판을 받았던 중국 최대 IT기업 바이두의 부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바이두의 홍보책임자인 취징 부사장이 최근 바이두에서 사직했다. 그는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장시간 노동을 미화하고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 사실을 밝혀 SNS상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바이두의 주가 하락을 초래했다.

그는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에 올린 몇 건의 동영상을 통해 “만약 여러분이 홍보 업무를 한다면 주말에 쉴 것을 기대하지 마라”, “휴대전화를 24시간 켜 놓고 항상 응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등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는 발언을 했다.

인사권을 쥐고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 사실도 거리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당국이 엄격한 이동 제한을 실시하던 시기에 50일간의 출장 지시를 거부했던 직원을 비판했다. 그는 “내가 왜 직원의 가족까지 고려해야 하나. 나는 직원의 엄마가 아니다”라면서 “출장을 거부하는 직원은 월급 인상이나 승진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또 자신에 대한 불만을 담은 직원들의 편지 수십 통이 회사에 도착했다며 “편지를 보낸 직원들이 업계에서 발을 못 붙이게 해 커리어를 망쳐놓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같은 발언은 SNS에서 거센 공분을 샀고, 바이두의 주가는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역풍이 일었다. 그는 9일 SNS를 통해 “바이두라는 기업의 가치와 문화에 대한 외부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비난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수년 간 고속 성장한 중국의 IT업계는 장시간 근로의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한다는 ‘996’ 근무 문화가 당연시되는 업계 환경에서, 유명 IT회사의 직원들이 과로로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같은 장시간 근무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설립자인 마윈 역시 이같은 장시간 근로를 미화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마윈은 2019년에 “‘996’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건 큰 복”이라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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