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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尹 기자회견 의례적" 여당서도 불만…추경호 '표단속'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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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도 “尹 기자회견 의례적·국민 기대 이하”

김웅·안철수 등 ‘채 상병 특검’ 찬성 기류마저

輿 신임 원내대표 추경호, 무거워진 어깨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여권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터져 나온다. 특히 ‘채 상병 특검법’에 사실상 거부권 행사 의지를 내비친 윤 대통령에 대해 “원론적 반대는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며,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추경호 대표가 ‘이탈표 관리’ 시험대에 올랐다.

◆여권에서조차 “尹 기자회견 국민 기대 이하”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10일 윤 대통령의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목적의식, 전략, 디테일이 결여된 회견”이었다면서 “의무감 때문에 마지못해서 한 연례적·의례적 회견의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 회견은 국민을 설득해 여론을 정치적 자산과 통치의 동력으로 삼을 매우 중요한 기회인데,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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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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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 의원은 최근 현안을 하나씩 꼽으며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리더십,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파동, 디올백 파문, 채상병 특검 같은 정치적 이슈, 대통령 내외의 개인적 이미지 등도 중요한 요소였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이나 개선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이 2번이나 질문받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한 위원장 축출 파동은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일인데도, 이를 부인한 것은 회견의 진실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국민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만족할 만한 기자회견은 아니었다”며 “기자회견 한 번 하고 만족할 일이 아니다. 진솔하다고 말할 때가 아니라 더 내려놓고 소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채 상병 특검법 이탈표 움직임…추경호 ‘표 관리’ 시험대

특히 ‘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선 ‘특검 수용’ 기류가 일부 흐르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거부권 행사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 달도 남지 않은 21대 국회는 막바지까지 여야 간 표 대결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경우, 추 원내대표의 ‘이탈표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후 국민들께서 미진하다고 생각하시면 특검을 하겠다 하셨는데 더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당론에 어긋나도) 결국 헌법기관으로 각자의 소신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찬성표를 던질 것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팩트와 법리에 자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만약 그렇다면 (특검 수용으로) ‘우리가 정말 당당한 보수다’ 보여줄 수 있는 주제라 생각한다”며 “(재표결 시 찬성 가결로) 정면 돌파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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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0일 국회를 방문한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을 만나기 위해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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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의원도 이날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원론적 반대론만 이야기했는데, 여야 양측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공수처 수사를 핑계로 특검을 회피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 진행된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이미 찬성표를 던진 김웅 의원도 “군대에 보낸 자식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원인도 못 밝힌다면 어느 누가 나라를 지키겠느냐”며 재표결에서도 ‘찬성’ 표를 던지겠다고 단언한 상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구속수감된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21대 의원 295명 전원이 참석할 경우, 197명이 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17표 이상의 여권표 이탈이 필요하다. 추 원내대표는 낙선자와 당내 소신파들 위주로 표 단속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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