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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탱글 푸딩이 뭐길래, 실손보험으로?”…양심 없는 의원의 '보험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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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금의 32.9% 의원에서 지급…비급여 주사·도수치료 비중 57.5%

뉴스1

해당 의원의 탱글푸딩 패키지 광고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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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남용한 비급여 진료가 지목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치료가 목적이 아닌 미용을 목적으로 비급여 주사와 도수치료 패키지로 만들어 진료하고, 비용은 소비자가 실손보험으로 처리하게 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은 1조 97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급된 비급여 보험금 중 비급여 주사와 도수치료의 비중이 57.5%를 차지했다.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인 비급여 보험금 중 상당 규모는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또는 교정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의원은 일명 ‘탱글푸딩’ 패키지를 진료하고 비용은 고객의 실손보험으로 처리하고 있다. 탱글푸딩 진료비를 소비자에게 받고, 소비자는 실손보험으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해 의원에 낸 진료비의 대부분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이 의원은 탱글푸딩 광고를 통해 ‘실비보험으로 부담 없이 누리세요’, ‘실비보험 적용의 기회, 절대 놓치지 마세요’ 등의 문구를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실손보험 활용을 부추기고 있다.

탱글푸딩 패키지는 6주간의 더마젠, 히라셀 시술이다. 더마젠과 히라셀은 피부장벽 손상을 보호하기 위한 제품으로, 화상이나 건조 및 땅김, 홍조, 아토피 등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창상피복재로 비급여 진료이고,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 의원이 더마젠, 히라셀 진료를 탱글푸딩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치료목적이 아닌 미용목적으로 진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뿐만 아니다. 피부진료 전문인 이 의원은 미용목적의 피부시술을 자세 및 체형교정 목적의 도수치료와 함께 엮어 패키지로 진료하고 있었다. 실손보험으로 보장되는 도수치료와 함께 피부시술도 함께 진료하는 방식이다.

실제 이 의원을 이용한 환자는 “피부 패키지랑 같이 도수치료 진행하고는 실비 환급 받음. 만원의 행복이네요. 매주 출첵합니다”라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이 의원의 도수치료 비용은 20만~25만 원, 더마젠·히라셀 20만 원, 마늘주사 15만 원 수준이다. 많은 의료기관이 비급여 조사, 도수치료 등의 진료비를 20만~25만 원 사이로 측정하는데, 이는 실손보험 통원치료비 한도가 하루 25만 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약관에는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와 ‘신체의 필수 기능 개선 목적이 아닌 경우’에 실시 또는 사용된 치료로 인한 비급여 의료비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쉽게 말해 미용목적의 진료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주근깨, 딸기코, 점, 사마귀, 여드름, 노화현상으로 인한 탈모 등 피부질환과 쌍꺼풀수술, 성형수술, 유방확대·축소, 지방흡입술, 주름살 제거술 등의 미용적의 성형수술과 그로 인한 후유증치료는 보장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일부 의원들의 과잉진료와 일부 소비자의 의료쇼핑으로 지난해 실손보험은 1조 97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인 2022년 대비 4400억 원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은 의원에서 지급된 비급여 보험금이다. 전체 실손보험금의 32.9%는 의원에서 지급됐고, 뒤를 이어 병원 23%, 종합병원 16.8%, 상급종합병원 16%, 한방병원 3.6% 순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지급된 실손보험금 14조 813억 원 중 비급여 보험금은 8조126억 원으로 57%의 비중을 차지했고, 비급여 보험금 중 비급여 주사와 도수치료가 57.5%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와 함께 보험개혁회의를 발족하고 실손보험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이 과잉진료를 유발해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특히 실손보험 관련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관련 부처들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말만 믿고 치료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진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실손보험은 치료목적의 진료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미용 등 다른 목적의 진료는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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