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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러, 우크라 동북부 진격···동부 점령 위한 ‘성동격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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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경 넘어 동북부로 지상전 개시

러 국방부 “하르키우 5개 마을 점령”

푸틴 공언 국경보호 ‘완충지대’ 구축?

“동부 병력 분산 노린 전략” 분석도

경향신문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82세 여성 타티아나가 딸과 함께 대피하며 울고 있다. 이 여성의 남편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집에서 사망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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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가 있는 동북부 방면으로 지상전을 개시하며 이틀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현지시간) 동북부 하르키우주에서 플레테니우카, 보리시우카, 오헤르체베, 필나, 스트릴레차 등 5개 마을을 해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점령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군대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 이틀째 반격하고 있다”며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외곽 5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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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우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30개 마을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주도 하르키우시에 대한 지상 공격 위협은 현재까지 없다고 전했다. 그는 12일 텔레그램을 통해 하르키우 지역에서 하르키우 지역에서 총 4073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날 새벽 하르키우 북쪽 접경 지역인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기갑 부대로 국경을 넘어 진격하며 지상전을 시작했다. 그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전선이 형성됐고, 특히 올해 들어선 동부전선에서 전투가 집중된 것을 고려하면 새로운 전선이 열린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10일 키이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방향으로 공격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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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북부 보우찬스크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이 시작된 가운데 주민들이 불타고 있는 집에서 물건을 나르며 대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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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진군이 우크라이나 측 민병대의 잦은 공격을 받아온 러시아 국경지대 벨고로드 쪽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러시아 영토 방어를 위한 ‘완충지대’ 구축에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에서 5선을 확정한 뒤 러시아 국경지대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국 영토를 보호할 ‘완충지대’를 우크라이나 내에 구축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 내부에서는 러시아가 하루키우에 완충지대를 만들기 위해 최대 10㎞까지 진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군의 동북부 지상전 개시가 동부전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일종의 ‘성동격서 전략’이란 해석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0일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의 다른 지역에서 진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병력과 물자를 하르키우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적 목표를 설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제한된 자원을 산개해 병력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도 러시아가 서방의 지원 무기가 최전선에 도착하기 전 북동쪽을 먼저 제압하고, 도네츠크 등 동부 격전지에서 우크라이나 병력을 떨어뜨려 놓으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공격 직후 하르키우 지역에 추가로 예비군을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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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북부 보우찬스크에서 한 여성이 군인의 도움을 받아 대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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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ISW는 러시아가 동북부에서 제한된 수준의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하르키우를 포위할 동북부 배치 병력 역시 부족하다는 점에서 하르키우 점령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낮게 봤다.

앞서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직후 하르키우를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했지만, 같은해 9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퇴각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향후 몇 주간 (북동쪽에서) 더 전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큰 돌파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날 벨고로드, 쿠르스크 등 러시아 본토 접경지와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돈바스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 등을 잇따라 공습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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