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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헬스케어 시장은 또다른 기회 … M&A 도전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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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OCI홀딩스가 출범한 지 이달로 1년이 됐다. 지난해 5월 OCI는 인적분할을 통해 OCI홀딩스(지주회사)와 OCI(사업회사)로 나뉘었다. 올해 1월엔 OCI에 대한 OCI홀딩스의 현물출자가 완료되면서 OCI는 OCI홀딩스의 종속회사가 됐다. OCI홀딩스 자산은 8조원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엔 매출 8650억원, 영업이익 995억원, 영업이익률 12%를 달성했다. 자회사로는 OCIM(태양광 폴리실리콘), OCIE(태양광 모듈·발전), OCI(화학소재), DCRE(도시개발), 부광약품(제약·바이오) 등이 있다.

재계에서는 OCI홀딩스 출범과 안착을 제3의 창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 이회림 명예회장(창업주)은 1965년 인천시 학익동에 소다회 공장을 짓기 시작하며, OCI의 태동을 알렸다. 고 이수영 2대 회장은 2001년 제철화학을 인수한 데 이어 2009년 사명을 동양제철화학에서 OCI로 변경했다. 이우현 회장은 지난해 5월 OCI홀딩스 출범과 함께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OCI 본사에서 진행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OCI홀딩스는 새로 만들어진 젊은 회사로 MZ세대 임원도 있다"며 "주주·채권자·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에게 인정받는 회사로 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주사 설립·운영 과정에서 이복영 SGC그룹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우현 회장은 2017년 별세한 부친 이수영 회장의 지분 상속 후,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지분율이 2명의 숙부보다 낮아진 상태다. 현재 OCI홀딩스 지분율은 이화영 회장 7.41%, 이복영 회장 7.37%, 이우현 회장 6.55%다. 이 회장은 "숙부들은 OCI의 모든 역사를 꿰뚫고 계시고, 회사 발전을 위해 언제나 든든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며 "저는 항상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 중 하나는 '중용처세(中庸處世)'다. 부족하거나 지나치지도 않으며, 편중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의미다. 이회림 명예회장은 이 문구를 붓글씨로 직접 써 사무실마다 걸어놓고 후손들이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하도록 당부했다.

지주사 출범 후 실패 사례도 있었다. 이 회장은 최근 한미약품과 통합 추진 불발에 대해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OCI가 경영을 잘하고 미래지향적 회사라고 판단했으면 한미약품 주주들이 통합에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주들은 OCI 역량이 부족하다 여겼으니 앞으로 이 같은 실패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헬스케어는 전 세계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관련 도전 지역으로는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에는 OCIE, 말레이시아에는 OCIM이 있다. 그는 "OCI홀딩스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CI홀딩스는 지난 2월 약 8500억원을 투자해 OCIM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연간 생산능력을 3만5000t에서 2027년까지 5만6600t으로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OCI·도쿠야마 합작법인은 말레이시아에서 2026년부터 1만1000t 규모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반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책임경영을 강조한다. OCI홀딩스 자회사들은 CEO 중심 경영 체제로 사업 관련 의사결정을 CEO와 이사회가 한다. 이 회장은 미래사업 구상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소통을 주로 담당한다. 그는 최근 한·말레이시아 경제협력위원장에 위촉됐으며,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도 만났다.

이 회장은 "CEO나 임원들에게 잔소리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참는다"며 "CEO로 임명했으면 일단 믿고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회장의 눈높이에 안 맞는 사안들을 일일이 지적하기보다는 성과를 기다릴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인재관은 할아버지 이회림 창업주로부터 배운 것이다. 이 창업주는 "사업가는 모름지기 덕장이 돼야 한다. 지략이 좀 모자라고 용맹성이 뒤떨어지더라도 직원을 내 가족처럼 사랑하고 키워주는 아량이 없으면 기업은 흥하지 못하는 법"이란 믿음을 갖고 OCI를 키웠다. 이 회장은 "좋은 사업을 발굴해 성과를 내고, 주가도 올려 회사 임직원과 주주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내 목표"라고 전했다.

이우현 회장

△1968년 서울 출생 △서강대 화학공학과 졸업 △미국 와튼스쿨 MBA △2001년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홍콩) 부사장 △2005년 Z파트너스 이사 △2005년 OCI 전무 입사 △2007년 OCI 부사장 △2013년 OCI 사장 △2019년 OCI 부회장 △2023년 OCI홀딩스 회장 △2024년 한·말레이시아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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