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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대선 앞두고 '中연쇄폭격'… 태양광·2차전지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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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글라스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오른쪽)와 중국 전기차 업체 지커의 지커 001 모델을 합성했다. 지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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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합주 유권자들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누가 더 강력한 대중 강경 정책을 내놓는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첨단산업 발전을 자국 국가안보의 적으로 규정하고 무역 제재 강도를 높여온 바이든 행정부는 추가로 전기차를 비롯한 핵심 전략 분야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초읽기에 들어갔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최종 발표는 예상보다 연기될 수 있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에 이어 전기차 등 추가 관세 부과 발표를 결심했다는 것은 미·중 간 경쟁이 앞으로 한층 더 격해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 대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 광물, 태양광 전지, 배터리 등 미국 정부의 핵심 전략 부문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대중국 압박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과 관련해 대중국 투자 제한 규정을 연내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과잉 생산에 따른 저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동맹과 공동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도 검토 중이다.

재임 시절 이미 중국에 한 차례 고율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60% 이상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패배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은 피로 물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분야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을 비롯한 주요 경합주 기반 산업이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경합주 관리에 들어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압박에 중국은 올해 들어 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전지 패널 등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분야의 제품 생산을 대폭 늘렸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를 자극해 추가 제재로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정부의 중국산 전기차 등에 대한 고율 관세 인상 계획은 미·중 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자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긴 국가를 대상으로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는 내용의 관세법을 제정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은 중국이 경제와 기술 분야에서 자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관세, 제재, 수출과 투자 통제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기업들은 업종에 따라 영향이 다를 전망이다. 당장 자동차 업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중국 BYD는 현재 미국에서 승용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YD 등 주요 중국 전기차 기업은 모든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잠재적이지만 상당히 도전적인 경쟁자"라면서 "중장기로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 진입이 계속 어려워진다면, 현대차그룹 등 우리 완성차 기업에는 긍정적인 뉴스"라고 말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중국 전기차 기업이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북미에 판매하려는 우회 수출도 원천 차단될 전망"이라면서 "커넥티드카 부품 규제로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중국산 자동차를 옥죄는 동시에 전기차 관세까지 올리면 중국산 전기차는 북미 사업이 원천 차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에 이어 중국산 원자재에 대해 대중 관세를 올리면 한국 완성차 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업계 역시 세부 규제가 나올 때까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반면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업계를 비롯한 에너지 업계에선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사전적인 무역장벽으로 읽히는 만큼 간접적인 이익이 기대된다"며 "중국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한국산 배터리가 없어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에 따른 피해가 없다는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실제 대중 관세가 크게 오른다면 호재로 인식된다"며 "미국에서 동남아시아를 우회해 공급되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면세 조치도 6월에 종료되는 만큼 미국 시장을 공략 중인 회사에는 (관세 인상이) 확실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전기차와 에너지 내수 시장이 워낙 커서 중장기적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또 다른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완성차 시장에 배터리를 공급하지는 않지만 중국 시장 자체가 워낙 큰 만큼 시장 진출 등을 감안하면 마냥 좋은 일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며 "IRA만 해도 초기엔 호재라고 봤지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했던 것처럼 이 역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14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 조치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이미 25% 고율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미국 내 판매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관세가 예상대로 여기에서 4배 뛰면 관세장벽이 더 높아져 중국산 자동차 미국 판로가 더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덕식 기자 / 추동훈 기자 / 박소라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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