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빅3 조선소 중 한 곳의 전경.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의 조선업 전체 경쟁력이 처음으로 한국을 앞선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 조선업계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중국의 경쟁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총 수주량이나 특정 선박 수주량만으로 경쟁력을 가늠했다간 오판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산업연구원은 13일 발표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유지하던 조선산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1위를 지난해 중국에 내줬다”고 밝혔다. 조선업의 가치사슬 경쟁력은 △연구개발(R&D)·설계 △조달 △생산 △유지보수(AM)·서비스 △수요 등 5개 분야를 평가한 뒤 종합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추정됐다. 한국의 지난해 종합 점수는 88.9로 중국(90.6)에 이은 2위다. 일본(83.1)과 유럽연합(71.4)이 뒤를 이었다. 연구원은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평가를 2020년 시작한 바 있다. 그간 1위는 줄곧 한국이었다.
분야별로 보면 한국은 연구개발·설계와 조달에서만 경쟁력 우위를 보였다. 생산과 유지보수·서비스, 수요 측면에선 중국의 경쟁력이 월등히 높았다. 선종별로는 한국은 가스운반선과 컨테이너선에서만 중국보다 앞섰다. 유조선은 중국이 2022년부터 한국의 경쟁력을 뛰어넘었다.
연구원은 “중국의 해군 현대화 노력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 30년간 이어지면서 동아시아에서 최대 규모의 해군을 보유하고 있다. 2015~2020년에는 군함 수에서 미국도 앞질렀다”고 짚었다. 중국 조선업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질적 성장을 한 배경에는 중국이 국영 조선소를 지원·육성한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올 3월 기준 수주 잔량 순위를 보면,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는 한국의 4개 업체(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삼호중공업)가 1~4위를 차지했지만 조선소 그룹 기준으로는 중국 국영 조선그룹인 중국국영조선공사(CSSC)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연구원은 조선업을 기반으로 해운, 선박금융, 국방을 아우르는 ‘한국형 해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개별 산업 전략으로 접근하면 조선소는 상선 부문을 축소한다거나 선박 금융이 대기업에 집중되는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원은 “가치사슬 개별 부문의 최적화로는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 조선업만 보는 소극적 전략에서 벗어나 대국관을 담아내는 새 해양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와 우방국의 상선과 특수선 협력을 동시에 끌어내는 전략도 좋다”고 했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도 해운조선업 1분기 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수주 호조는 카타르 2차 엘엔지선 발주 물량이 동 시기에 집중된 특이 상황”이라며 “수주선종이 일부 선종에 집중되고 있는 점, 인력난에 의한 생산시스템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 극복할 문제에 대한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한겨레 서포터즈 벗 3주년 굿즈이벤트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