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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법정선 前트럼프 변호사 "성추문 입막음, 지시·승인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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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 증인 출석

포르노 스타 입막음 비용 전후 과정 증언

입막음 관여 안 했다는 트럼프 주장과 배치

뉴시스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돈 관련 장부 조작 혐의 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떠나고 있다.이날 재판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변호사 출신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증인으로 꼽히는 마이클 코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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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성추문 재판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마이클 코언이 13일(현지시각) 법정에 출석, 상사의 지시와 승인을 받고 입막음돈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입막음돈 비용 지불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후 코언에게 준 돈은 개인 변호사 자문료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증인의 이야기는 달랐다.

미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코언은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돈 관련 장부 조작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냈고, 당선 전에는 일종의 '해결사'(fixer) 역할을 도맡았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개인 변호사에서 해고된 이후에는 관계가 틀어져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언이 지출한 입막음 비용을 보존해주기 위해 사업체 장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는데, 코언 역시 이날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내놨다.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추문이 불거진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 비용을 지불하게된 경위부터 상세히 털어놨다. 대니얼스에 대한 입막음 비용 지불 과정 전반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것이 요지다.

트럼프, 대니얼스 성추문에 "선거운동 재앙"


그는 2016년 대선에 앞서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리' 편집장으로부터 대니얼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얘기를 판매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곧장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찾아가 이를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제가 불거진 것에 코언을 질책했으며 "여성들이 나를 증오하게 될 것이다. 남자들은 어쩌면 멋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선거운동에는 재앙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고 코언은 말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단 그것을 처리해라"고 말했으며, "페커와 협력해 이 문제를 통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코언은 진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만 넘길 수 있게 밀어붙였으면 좋겠다. 내가 이기면 대통령이니 상관이 없고, 진다면 신경을 안 쓸 것이다"고도 얘기했다고 한다.

코언은 대니얼스 측 변호사와 2016년 10월10일 합의서 초안을 마련했는데,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를 지불하고 합의를 위반할 경우엔 건당 1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합의서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데이비드 데니슨으로, 대니얼스는 페기 피터슨으로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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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018년 5월30일 뉴욕 법원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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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 스스로 합의금 마련…지불 전후 트럼프 보고했다 주장


코언은 이후 합의금 지급을 선거 이후로 미루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니얼스 측이 합의가 무효라며 보도를 예고하자, 10월17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이상 지급을 미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보이스메일을 남겼다고 회상했다.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일을 계속 미룰 이유가 없으니 그냥 하라고 얘기했고, 앨런 와이셀버그와 만나 모든 것을 해결해보라고 했다"고 했다. 와이셀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업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의금 마련 방안을 논의하라는 취지로 보인다.

결국 방법을 찾지 못한 코언은 '주택자산담보신용대출'(HELOC)을 받아 스스로 합의금을 마련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HELOC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서 돈을 돌려받아 그것을 입금하면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모든 목적은 이 비밀 합의에서 트럼프라는 이름이 절대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보스를 보호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과 그 이상을 하고 있었고, 그 것은 내가 오랜시간 해온 일이었다"고 얘기했다.

다만 코언은 그해 10월26일 돈을 지불하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했다고 주장했고, 합의서 서명 후에는 이를 즉시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다시 한번 그가 승인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며 "모든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나는 돈을 돌려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언 "내가 받은 법률서비스 비용은 입막음돈 상환"


하지만 코언은 자신의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자신이 비서실장 후보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것에 크게 실망했으며, 연말 보너스가 3분의 2 수준으로 삭감됐기 때문이었다. 코언은 "믿을 수 없었다.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례한 태도에 더 화가 났다. 개인적으론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달래기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식 직전 코언을 대통령 개인 변호사로 고용하기로 했다. 코언은 직함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변호사가 되길 원했으며, 보수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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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각)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시도 형사 사건 재판이 진행중인 뉴욕 법정의 피고인석에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202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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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언은 와이셀버그를 찾아가 입막음돈 비용 보존을 요청했고, 와이셀버그는 법률 서비스 제공을 대가 명목으로 42만달러를 12개월에 거쳐 지급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코언은 검찰이 실제 법률서비스의 대가였냐고 묻자 "그렇게 설계된 것이었다"고 답했다. 실제로는 무엇이었냐는 질문엔 "내 (입막음)돈의 상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변호사 보수 계약서를 작성한 적도 없다고 했다.

트럼프, 불리한 증언에 고개 절래절래…"선거개입" 주장


이날 나온 증언은 입막음 비용 지불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비용을 보존해준 적도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주장과는 배치된다.

검찰은 오는 14일에도 코언을 상대로 증인 신문을 이어가고, 이어서는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을 덮기 위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7888만원)를 지불한 후 회사 장부에 법인 비용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이 이 재판을 조율하고 있다며 "선거 개입이다. 나는 하루 종일 추운 법정에 앉아있는 대신 당장 밖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코언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때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였다.

재판이 끝난 후에는 "이것은 사기다.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에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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