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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같은 브랜드 미용실인데…가격은 왜 달라요?"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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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사를 간 주부 송모(45) 씨는 집 근처 미용실을 찾았다. 전에 살던 곳에서 자주 다녔던 같은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일부러 골랐다. 비슷한 수준의 미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디자이너 선생님’을 소개받아 평소 했던 디지털퍼머와 염색을 했다. 부쩍 머릿결이 푸석해진 것 같아 천연성분 염색약을 추천 받았다. 두 시간여 서비스를 받고 난 뒤 송씨는 멤버십 카드를 꺼냈다. 15% 할인이 가능한 카드다. 하지만 계산서를 받아든 송씨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할인을 받고도 지불한 금액이 28만 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에 다니던 미용실 가격(22만) 보다 6만원이 비싼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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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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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측은 같은 프랜차이즈 미용실이라도 헤어 디자이너에 따라 쓰는 약품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대가 달라진다고 했다. 최근에 나온 천연성분 염색약을 썼으니 비용 추가는 당연하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미용실마다 사용하는 퍼머, 염색, 트리트먼트 등 약품은 다르긴 하지만 재료값이 전체 미용 가격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로 비슷하다. 고가 미용실의 경우 천연성분이나 저자극성 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올라간다고 얘기하지만 그렇다고 약품 값이 미용 가격을 좌우하는 건 아니다.

미용실측은 결국 디자이너의 기술이 최종 비용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컷, 퍼머 등 디자이너의 기술이 곧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고른 품질을 보장하는 것이고, 고객의 모발상태에 따라 약품을 정하고, 트리트먼트 등 부가 서비스를 소개해서 결정토록 하는 것도 디자이너이다. 어느 디자이너가 머리 손질을 맡느냐에 따라 조금씩 가격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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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 J헤어샵 관계자는 “같은 J 점포라도 지역에 따라, 디자이너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하다”면서 “일반 퍼머의 경우 (저희 매장에서는) 20만~30만원을 받는데, 같은 매장에서도 디자이너에 따라 40만 원을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술이 좋아 단골손님이 많은 디자이너의 경우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최근 부가 서비스가 늘어나는 것도 미용실 가격 거품을 키우고 있다. 한 번쯤 미용실에 갔다가 두피서비스 등 이런저런 서비스를 권해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40대 주부 직장인 이모씨는 “머릿결이 너무 나빠져 케어를 받지 않으면 손상된 머리카락 복구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그런가 싶을 때가 있다”며 “솔직히 영양케어를 받아도 그 다음날 정도나 머릿결이 좋아졌다고 느낄 뿐 평소와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미용실에는 정가제가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구청이나 시청에서 권장하는 가격이 있지만 이를 지키는 업소가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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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측은 지키기가 어렵다고 한다. 예컨대 퍼머의 기본 가격이 3만 원이라고 했을 경우 미용실 가격은 3만 원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원장이냐 A급이냐 B급이냐에 따라, 약품이 고가 제품이냐 저가 제품이냐에 따라, 트리트먼트나 영양공급 등 추가 서비스가 들어가느냐 등에 따라 가격은 10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일부 미용업소의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 미용업소(업주)가 이·미용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전에 이용자가 지불할 최종 지불가격을 알려주는 방안을 의무화 하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해당 내역서를 미리 제공하지 않을 경우, 최대 영업정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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