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총선 후 4년 중임제·대통령 거부권 제한 개헌 추진
민주 "개헌특위 만들 것"…조국당 "尹, 3년도 길다" 임기단축 주장
개헌, 역풍 부담 적은 반면 실질적 탄핵 효과 끌어낼 수 있어
전문가들 "여론 반발 클 것…임기단축은 '위헌' 부담
민주 "개헌특위 만들 것"…조국당 "尹, 3년도 길다" 임기단축 주장
개헌, 역풍 부담 적은 반면 실질적 탄핵 효과 끌어낼 수 있어
전문가들 "여론 반발 클 것…임기단축은 '위헌'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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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각종 특검 추진에 이어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까지 연신 띄우면서 군불을 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가능성을 암시하며 대정부 압박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대통령 4년 중임제 논의해야"…'거부권 제한' 개헌 주장도
야권은 대통령 4년 중임제·거부권 제한 내용을 담은 개헌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가 논의돼야 한다"며 "22대 국회에서는 개헌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2대 국회 유력 국회의장 후보인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도 "대통령의 본인·가족, 측근이 관련 이해충돌 사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제한을 강구하겠다"고 예고했다.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추 후보와 단일화한 조정식 의원은 "필요하다면 (대통령) 탄핵 소추에 필요한 의석도 200석에서 180석으로 낮추는 개헌을 시도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의장 선거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은 대통령 중임제와 검찰 권력의 정치 탄압 저지를 위한 개헌을 공약했다.
민주당에서는 당 헌법개정특별위원회도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위 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대통령의 거부권을 제한하고, 대통령이 당적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개헌을 제안했다.
개헌 주장은 민주당 이외의 야당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해 2025년 12월에는 대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하자며 연대를 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윤 대통령이 정국 돌파를 위해서는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압도적 총선 승리'에 개헌 공세…실질적 탄핵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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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개헌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7년 개헌으로 6공화국이 시작된 지 올해가 37년째로, 매 국회 때마다 개헌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국회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헌법 전문에 5·18 전문 정신을 넣는 개헌을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야당에서 나오고 있는 개헌의 목소리는 앞선 주장들과 결이 다르다. 명분상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개선하자는 것이지만, 현재 제시되고 있는 4년 중임제·거부권 제한 등의 내용은 현직인 윤 대통령에 대한 견제에 무게가 더 실려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이미 순직 해병대원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각종 '특검 공세'를 통해 진행 중인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 축소'를 통해 한층 더 높이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특히 4년 중임제 주장의 경우, 다음 대선부터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현행 임기부터 1년을 줄이겠다는 위협이 내포돼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제목은 '개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탄핵'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의 경우 탄핵보다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탄핵의 경우 대통령의 위법성이 명백해야 하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남아있다. 탄핵이 기각되면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다. 그 과정에서 보수층이 결집할 우려도 있다. 반면 개헌의 경우 37년 간 바꾸지 못한 정치 구조를 개혁한다는 명분이 있다. 당장 추진은 어렵더라도, 추후 윤 대통령 레임덕이나 지지율이 더 하락할 시기를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 제한도 윤 대통령 '힘 빼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거부권은 '헌법적 가치를 보호하는 경우'에만 한정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사실상 '김건희 여사 특검' 등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당장 22대 국회에서부터 대통령의 거부권을 봉쇄해 민주당이 입법활동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야당이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개헌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정권 심판 여론을 의석 수로 확인했기 때문에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 슬로건을 노골적으로 '윤석열 정권 3년은 너무 길다'고 건 조국혁신당은 12석이나 확보하기도 했다. 실제로 22대 국회에서 범야권이 192석의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여당에서 8석만 이탈해도 개헌을 의결할 수 있다.
개혁신당 천하람 당선인은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하면 정치력도 회복하고 역사에 유산을 남길 수 있다"라며 "그렇게 되면 야당도 연금·교육개혁 등에 있어 정부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개헌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장 개헌 추진 가능성 높지 않아…"여론 반발 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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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실적으로 당장 개헌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이탈표를 확보해 200석 이상을 확보하더라도, 국민투표에서 과반 동의를 얻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재묵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의석으로는 선거에서 굉장히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표결에 있어서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의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차이로 여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개헌을 추진할 경우 여론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제한과 관련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장영수 교수는 통화에서 "정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통제할 방안은 사실상 거부권이 거의 유일하다"라며 "의석수로 무력화시킨다면 결국 국회에 대한 통제권을 없앤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임제 개헌으로 현 대통령의 임기를 축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조 대표의 경우 4년 중임제 개헌안에 부칙으로 현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축소한다는 부칙을 넣으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헌을 하더라도 소급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하면 위헌의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개헌특위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4년 연임제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더라도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당장 줄이자는 논의는 위헌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진척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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