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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New & Good] 가성비 '쑥~' 한잔?...'술술' 오르는 매출, '주당' 모시는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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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4사, 주류 매출 3년 내내 성장
하이볼 열풍 덕에 양주 고공 행진
'스테디셀러' 수입 맥주 할인도 활발
일본 여행객 늘자 사케도 덩달아 인기
한국일보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GS25전주본점. 매장 면적 200㎡(약 60평) 중 66㎡(약 20평)를 주류로만 채운 주류 특화 매장이다. GS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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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술꾼들의 놀이터'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편의점들은 저렴한 가격대의 자체 양주 브랜드를 만들거나 더 많은 맥주를 들여 놓고 할인 행사를 활발히 벌이는 등 '주당' 고객 끌어들이기에 적극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주류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2021년 약 38%, 2022년 20%에 이어 지난해 14.4%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했던 당시 번진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트렌드가 주류 매출을 밀어올렸고 엔데믹(풍토병화)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홈술 인기 여전하네"... 양주류 특히 잘 팔려

한국일보

편의점 CU가 9일 만든 위스키 브랜드 '프레임'(FRAME)의 '프레임 아메리칸 위스키'. 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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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주종은 편의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만들어 먹는 술' 하이볼 열풍에 힘입어 원액으로 쓰이는 위스키 등 양주류 인기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편의점 CU의 양주류 매출은 2020년 59.5%, 2021년 99%, 2022년 49.5%, 지난해 46%에 올해 1분기(1~3월)까지 24.4% 성장해 5년 연속 두 자릿 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에 CU는 자체 양주 브랜드 '프레임'(FRAME)을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만들었다. 원액은 미국에서 데일리 술로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캘리포니아 페어필드 프랭크-린 증류소의 포터(Potter) 위스키를 그대로 담았다. 곡물과 카라멜 풍미가 어우러져 달콤한 끝맛이 특징.

특히 신경쓴 건 가성비다. 1만 9,900원짜리 '프레임 아메리칸 위스키'는 기존의 위스키 한 병 용량(750ml)보다 많은 1리터(ℓ) 용량인데 칵테일 한 잔에 약 30ml 원액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칵테일을 약 33잔을 만들 수 있다.

네 캔 4,000원 맥주·투다리 안주도 편의점에 등장

한국일보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4월 한 달 동안 한 캔에 1,000원 꼴로 판매하는 스페인산 캔맥주 '버지미스터'. 세븐일레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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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물가 탓에 '500ml 네 캔=1만 원' 공식은 이미 깨졌지만 수입 캔맥주의 인기 역시 여전하다. 세븐일레븐은 스페인산 캔맥주 버지미스터 500ml 네 캔을 4,000원에 판매하면서 '가격 역주행'에 도전하고 있다. 행사는 올해 한 달 동안 진행된다. 회사가 할인에 나선 건 봄 나들이 철이 다가오면서 맥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4월 캔맥주 매출은 전월(3월) 대비 20%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는 술과 곁들이는 안주 제품군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GS25가 외식 프랜차이즈 '투다리'와 손잡고 대표 메뉴인 김치어묵우동과 마늘폭탄닭똥집을 2월 출시했는데 두 달 새 10만 개도 넘게 팔려나갔다.

위스키 열풍, 일본 사케가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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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이마트24에서 업계 단독으로 출시한 '간바레오또상' 캔(180ml) 버전. 이마트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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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풍토병화 이후 폭발한 여행 수요와 '엔저 현상'이 맞물려 일본 여행객이 급증하자 일본 술 사케를 찾는 고객도 많아졌다. 이마트24는 저렴한 가격과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무난한 맛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케 '간바레오또상'을 180ml짜리 캔 상품을 만들어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술은 원래 우유곽 같은 종이팩 형태로 판매되는데 이마트24 측 요청으로 처음 캔에 담긴 것. 김경선 이마트24 주류MD는 "캠핑이나 나들이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사케를 마시려면 종이팩보다는 간편하게 먹고 버릴 수 있는 캔이 더 적합할 거라고 생각해서 요청했다"고 했다.

GS25의 올해 1분기 사케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700% 올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400여 곳 정도인 사케 특화 매장을 올해 안에 1,500~2,000곳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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