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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저 선수, ‘빠떼루’ 줘야 합니다” 김영준 전 경기대 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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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빠떼루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영준(金寧俊) 전 경기대 스포츠과학대학원 교수가 1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유족에 따르면 김 전 교수는 이날 오전 3시 45분쯤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

세계일보

김영준 전 경기대 교수. 세계일보 자료사진


1948년 전북 부안 태생인 고인은 전주 영생고,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0∼1974년 방콕아시안게임·뮌헨올림픽·테헤란아시안게임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고, 1976∼1997년 대한주택공사 호남지사 과장, 홍보실장 등으로도 일했다.

고인은 1983년부터 2년간 레슬링 국가대표 자유형 감독을 맡았다. 1984년 LA올림픽 때 금메달을 확정한 유인탁을 목에 태우고 경기장을 돌았던 사람도 그였다.

1988∼1991년에는 대한레슬링협회 이사, 1991년 아시아레슬링선수권대회 선수단장으로도 활약했다.

고인이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1984년부터 1996년까지 KBS·MBC·SBS 레슬링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면서였다.

빠르고 투박한 말투에 흥분하면 튀어나오는 사투리가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친근감을 줬다.

1988년 서울올림픽 해설 때는 넘치는 애국심에 상대방 선수가 공격을 두고 “마치 미친× 널뛰듯…”이라고 했다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중계를 맡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레슬링 해설을 한 것을 계기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아, 이럴 땐 빠떼루를 주얍니다(줘야 합니다)”, “머리끄댕이를 잡고…”, “배를 바닥에 붙이고”, “아, 머리를 들으야 함다”, “다리를 걸어야 함다” 같은 말들이 ‘빠떼루 아저씨 어록’이라는 제목으로 PC통신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1997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특보를 맡아 잠시 정치권에 몸을 담은 적도 있다.

1998년부터 경기대 체육학부에서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기 시작, 2001∼2013년 스포츠과학대학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최근에는 2013년부터 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 윤봉길기념사업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유족은 부인 배 숙희 씨와 사이에 1남 1녀로 아들 김지훈(카카오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딸 김소원(사업) 씨와 며느리 정눈실(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상무)씨 등이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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