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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6층의 저주? 한강뷰 10층 부각”…의원 방배정 눈치 싸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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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매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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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회관 6층은 다른 층보다 밖으로 나가는 문이 많아, 낙선 기운이 강합니다.”

국회 의원회관에도 ‘명당’이 존재한다. 전망 좋고 출입이 쉬운 방이 인기지만, 방 번호가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곳도 선호 대상이다.

오는 30일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당선인들 사이에 방 배정 관련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대개 의원들의 방은 전직 대통령 또는 국회의장, 당 대표를 배출하는 등 정치적 상징성이 있거나 전망과 동선 등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낙선자가 수두룩한 방이나 층은 꺼려하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6층에서 낙선자가 속출, ‘기피 층’으로 꼽히고 있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원내행정국은 17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신청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국회사무처는 각 당에 의원실을 할당하고, 당은 당선인에게서 신청을 받아 배정한다.

방 배정 방식은 정당별로 조금씩 다르다.

국민의힘은 재 당선된 현역 의원 중 기존 의원실을 그대로 쓰고 싶어할 경우 우선 배정하고 이후 당선인 선수와 지망, 나이를 감안해 정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선수 당선인에게 우선적으로, 같은 선수에선 나이 순으로 희망 호실을 배정한다.

현재 초선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6층을 피해야 한다”는 말이 흘러 나온다.

21대 의원(42명)의 절반 이상(22명)이 전멸했기 때문이다. 공천과정에서 컷오프되는 등 조기 탈락한 경우가 많아 “기운이 쇠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은 17명 중 12명이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19대 국회에서 의원회관 6층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인사들이 포진해 ‘로열층’으로 꼽혔다.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이 620호를, 이한구 원내대표(618호)와 진영(622호) 당시 정책위의장이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김영우 당시 대변인이 627호, 홍일표 원내대변인이 623를 사용해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6층을 쓰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성이었던 방도 6층(638호)에 있었다.

총 10개 층인 의원회관에서 전통적인 로얄층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내려다보이고 이동이 편한 7, 8층으로 꼽힌다. 방향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바로 보이는 의원회관 정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통상적으로 중진 의원들이 정면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강뷰가 가능한 10층도 인기층으로 부각하고 있다. 과거엔 동선이 복잡해 초선의원들에게 많이 배정된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엘리베이터가 2대뿐으로 접근이 쉽지않아 개인 사생활이 어느정도 보장되는데다 한강과 양화대교가 한 눈에 내려다보여 ‘전망 좋은 방’으로 꼽힌다.

재선 의원들은 애매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한 재선 의원측은 “로열층은 대부분 중진들이 선점해 다른 층을 노려야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면서 “방 배정이 꼬이면 지금 쓰는 곳도 놓칠 수 있어 고민이 많다”고 했다.

매일경제

22대 국회의원들이 착용할 배지.[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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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2대 국회 상임위 배정도 관심사 중 하나다.

상임위는 국회의원의 ‘전공’으로 불리는데 선수와 희망 상임위, 지역 안배와 전문성 등에 따라 배분된다.

상임위는 겸임이 가능한 위원회 3곳(운영위, 정보위, 여성가족위)을 제외하고 14개 상임위(법제사법·정무·기획재정·교육·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외교통일·국방·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위원회)가 대상이다.

가장 선호하는 상임위는 전통적으로 국토위다. 철도·교통 등 지역민들이 관심이 많은 사회간접자본(SOC)사업과 각종 개발과 관련된 현안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일부 정당에서는 1년씩 나눠 맡기도 한다.

산자위·행안위도 지역 현안과 연계돼 있어 인기가 많은 편이고, 금융권 피감기관을 두고 있는 정무위와 농어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농해수위를 희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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