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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비즈 칼럼] 아프라스, 지구촌 식품안전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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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영국의 공상 과학 소설가 아서 클라크는 1945년 무선통신잡지 ‘와이어레스 월드’에 미래에는 지구 전체가 한마을처럼 가까워지고 하나의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빠르게 통신하며 정보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그의 예견은 이제 ‘지구촌’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물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한다. 식품과 식재료도 예외는 아니다. 국가 간 교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식품이 국민 식생활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각 국가는 자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안전을 위한 조치이지만 때로는 기업이 넘기 어려운 수출장벽이 되고 때로는 불합리한 방식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식품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는 이뿐이 아니다. 바이오 기술 발전으로 실험실에서 배양된 새로운 식품 소재가 등장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식품안전관리를 한다. 식품 소비를 결정할 때 탄소절감이나 환경을 고려하는 그린슈머(Greensumer)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글로벌 이슈를 공동으로 대응하고 식품 분야 규제조화를 주도하기 위해 지난해 아태지역 식품규제기관장 협의체인 아프라스(APFRAS, Asia-Pacific Food Regulatory Authority Summit)를 설립했다.

지난해 개최된 아프라스 회의에서 한국은 초대 의장국으로 선출돼 3년간 회의를 주도하고, 식약처 내에 총괄적 집행 역할을 수행하는 사무국을 설치하는 것으로 합의해 우리나라의 위상과 역할을 굳건히 했다. 올해는 ‘식품 안전을 위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아프라스 2024’를 5월 13~14일 개최했다. 인도네시아·칠레 등 11개국 식품규제기관장과 국제기구(WHO·FAO·Codex), 국내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글로벌 식품규제환경에 대한 각국의 정책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식약처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식품 규제환경 분석과 규제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글로벌 규제조화를 주도했으며, 디지털기술을 통한 식품 안전관리 필요성과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또한 베트남·필리핀 등 해외 식품 규제기관 대표단과의 소통 기회를 국내 식품 산업계에 제공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K푸드 수출 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첫돌을 맞는 아프라스는 참여국 확대와 사무국과 실무그룹의 본격적 운영으로 국제 규제사회에서 다자간 협의체로서 자리를 단단히 하고 있다. 아프라스가 해를 거듭하며 발전하고 이를 통해 식품안전 혜택을 함께 누리는 지구촌을 꿈꿔본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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