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등 우방국과 같은 조치 취해야"
다음 타깃은 멕시코 우회한 中 전기차
美 경제·인플레 영향은 "제한적" 전망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윌리엄 A. 라인쉬 국제경제석좌는 15일(현지시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중국산 공급과잉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와 관련해 "미국은 필수 산업이 중국의 과잉투자, 과잉생산에 의한 중국산 수입품으로 넘쳐나는 것을 막길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라인쉬 석좌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부 차관을 지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중국산 공급과잉 품목의 미국 수출이 막히면서 마치 '풍선효과'처럼 이들 품목이 다른 지역으로 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 결과 EU 등 다른 지역이 미국을 따라 대중 관세장벽 쌓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라인쉬 석좌는 "바이든 행정부는 EU가 중국에 미국과 비슷한 관세 인상 조치를 취하길 원하고 있다"며 "미국은 외교력을 동원해 친구와 동맹국이 (중국에 대해) 같은 전략을 채택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과잉생산 품목이 중국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꺼낼 다음 카드로는 멕시코를 우회한 중국산 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멕시코 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건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인쉬 석좌는 "다음으로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조치가 예상된다"며 "중국의 도발적인 행동이 없는 한 11월 선거 전에는 이 조치 외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한 중국의 보복 조치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국은 항상 보복에 나서지만, 통상적으로 우리의 행동과 같은 수준에서 이뤄진다"며 "우리의 조치가 예방적인 만큼 중국의 보복도 전면적으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번질 것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미국 경제나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는 품목 중 상당수는 현재 미국 시장에 대량으로 수입되지 않는다"며 "관세 인상의 목적은 미래에 시장에 진입할 제품을 사전에 막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의미 있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번 관세 인상 조치에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소재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비용이 상승할 우려는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광물을 얻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비용도 많이 들게 될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산업계가 행정부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경우 해당 광물과 관련한 국내 산업이 활성화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앞서 백악관은 14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USTR에 핵심 전략산업에 대한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 주요 품목별로 중국산 전기차(25%→100%), 철강·알루미늄(0~7.5%→25%), 반도체(25%→50%),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7.5%→25%), 태양광 전지(25%→50%) 등에 2024년부터 2026년에 걸쳐 관세가 상향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