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주석 도금 강판(tinplate steel·석도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고 주요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행위는 EU 관보를 통해 유럽철강협회 유로퍼(Eurofer)의 문제 제기에 따라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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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퍼는 중국 업체들이 석도강판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 왜곡을 통해 이익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석도 강판은 통조림과 같은 식품 포장용 캔이나 전자부품 등에 쓰이는 철강 제품이다.

또 유로퍼는 EU 내 관련 업계의 판매량은 2021~2023년 25%가량 감소했지만, 중국산 수입은 배 이상 늘어났다면서 반덤핑 조사가 공정한 경쟁의 장을 회복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EU 반덤핑 조사는 최대 14개월가량 걸릴 수 있으나 조사 개시 시점 7∼8개월 이후부터 잠정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자 EU가 지난해부터 단행한 다양한 통상 조처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앞서 집행위는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등 중국의 핵심 전략 산업 제품에 대해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힌 가운데 EU 역시 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U 집행위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중국산 관세 인상 관련 질문에 "과잉생산과 불공정 무역 관행에 관한 미국 우려에 대한 대응 조처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EU도 같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내에서 우리의 도구를 활용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의 석도강판 반덤핑 조사에 대해 중국은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과 EU의 '중국산 과잉생산' 주장에 대해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라며 "자기가 필요한 것을 넘어서는 생산 역량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잉 생산국이라고 낙인찍을 순 없다"고 주장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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