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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목)

‘대통령 측근 수사 방해 의혹’ 페루 내무장관 사임···취임 한 달여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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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27명의 내무장관 교체

검찰, 대통령 본인에 대해서도 수사 중

경향신문

왈테르 오르티스 전 페루 내무장관.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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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페루에서 대통령 가족과 측근에 대한 수사 방해 의혹을 받은 내무장관이 취임 한 달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페루 방송매체 RPP는 16일(현지시간) 왈테르 오르티스 내무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페루 정부는 오르티스 전 장관의 후임으로 후안 호세 산티바녜스 내무부 차관을 임명했다.

오르티스 전 장관이 사임한 것은 지난달 1일 취임한 지 46일 만이다.

오르티스 전 장관은 사임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최근 대통령 측근 수사 방해 의혹을 받았다. 페루 경찰청 조직범죄국장 출신인 오르티스 전 장관은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의 오빠인 니카노르 볼루아르테와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마테오 카스테냐다 변호사에 대한 경찰 수사팀 인력을 일부 철수시킨 바 있다.

현재 페루 검찰청의 권력형 반부패 특별수사팀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지명 및 특정 정당 창당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니카노르 볼루아르테를 비롯한 22명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팀을 꾸려 검찰과 함께 수사하던 경찰관들은 최근 원대 복귀했다.

오르티스 전 장관은 이와 관련, 최근 한 행사에서 “(경찰) 수사팀 해체 결정과 관련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RPP뉴스는 보도했다.

이에 검찰은 “대통령 가족과 측근에 대한 수사 방해 의혹을 스스로 키운다”며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오르티스 전 장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예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페루에서 내무부는 경찰과 이민청을 비롯해 대테러방지팀, 국경 감시부서 등 치안 관련 기관을 담당하는 부처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지난 10년간 27명의 내무장관이 교체됐고, 이들의 평균 임기는 5개월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2021년 7월부터 최근 3년 동안 12명이나 바뀌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검찰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측근뿐만 아니라 대통령 본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취득 경위를 알 수 없는 고가의 롤렉스 시계와 귀금속 등을 보유한 혐의를 받는다. 또 취임 초기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40여 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 대량 학살과 살인 등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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