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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전국구 된 대구은행, 시중銀 벽 넘으려면…관건은 지주사 시너지와 디지털[7번째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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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5대 시중銀 독점 깨야” 대구은행 전국구로 전환

자산 규모 시중銀 15% 수준…자본도 ‘한계’

전문가들 “유니버설 뱅크 구축·점유율 확대 숙제”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승희·김광우 기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50년 넘게 지방은행으로서 영업해온 대구은행은 32년만에 일곱 번째 시중은행으로 다시 태어나 전국구 영업을 펼쳐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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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에 대한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확정했다. 대구은행의 전국구 전환은 5대 시중은행의 과점 구조만으로는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금융위는 대구은행이 새롭게 진출하는 영업 구역 중심으로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되고 이에 따른 소비자 후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는 이미 은행업을 영위해 온 대구은행이 업무 영역과 규모를 확대하는 것인 만큼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은행으로서는 그간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대구은행은 조만간 시중은행으로서의 영업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앞으로 3년간 수도권 및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개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이 제고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지방은행으로서 축적한 ‘관계형 금융’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중신용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본점은 대구에 남겨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대구·경북권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속 노력하기로 했다.

대구은행, 5대 시중은행 벽 넘을까…자산·자본·디지털역량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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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도 불구하구 이미 견고한 5대 시중은행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를 던지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총자산·자본 규모에서 타행에 크게 밀릴 뿐 아니라, 소매·디지털금융 점유율에 있어서도 5대 시중은행, 그리고 인터넷은행과 경쟁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신사업 진출 등에 중요한 자산 규모에서 기존 시중은행에 크게 밀린다는 평가다. 각사 재무현황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70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자산규모(455조4600억원)과 비교했을 때 15% 수준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중 자산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512조3000억원)에 비해서는 13% 수준이다.

자본과 원화대출금 규모도 미미하다. 1분기 기준 대구은행의 총자본은 4조6700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평균(29조1520억원)과 비교했을 때 16% 수준이다. 은행은 금융당국이 규제한 기준 이상의 자본비율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자본이 늘지 않는 이상 급격하게 원화대출금 규모를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구은행은 DGB금융지주 증자를 통해 5년간 7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소매금융의 대세가 되고 있는 디지털뱅킹에서도 갈 길이 멀다.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전달 기준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2만5251명이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의 경우 국민은행 1307만4028명, 신한은행 890만3410명, 하나은행 575만6738명, 우리은행 770만3139명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에 있다.

특히 전국구 영업을 하게 됨으로써 본격 디지털 경쟁 대상이 된 인터넷은행과 비교했을 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전달 토스뱅크 1777만8564명, 카카오뱅크 1563만9550명, 케이뱅크 366만8368명을 기록했다. 이미 충성고객을 모두 확보해 놓은 디지털금융에서 독자 영역을 구축하는 게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그리고 인터넷은행의 차이가 사라진 지 오래”라며 “경쟁력 있는 앱을 구축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다른 은행에게 밀리거나 흡수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DGB 지주사간 시너지 중요…시장점유율 확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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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문가들은 대구은행이 ▷DGB금융 지주사간 시너지 ▷디지털 역량 ▷시장 점유율 확보 등을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 따라 시중은행으로서의 경쟁력이 결정될 거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한 앱으로 은행, 증권, 보험 업무를 모두 볼 수 있는 ‘슈퍼앱’ 개발을 통해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춰 지주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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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구은행이 은행 지점을 전국에 설치하겠지만 소매금융에서는 효과를 보기 힘들 수 있다”며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승격됐을 때는 DGB금융지주도 지방지주가 아닌 은행지주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주사간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장점유율 확대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 전환이 대구은행의 조달금리 하락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장기적으로 동사 사업성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그러나 은행은 내수 위주 산업이기 때문에 향후 대구은행의 사업 약진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시장점유율과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구은행은 대구 중심의 오프라인 기반 영업을 장점으로 살리되, 수도권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각 수도권 및 충천·강원 지역에는 14개의 지점을 신설해 중소기업 여신에 집중한다. 지점은 각 지역의 중소기업 금융 강화를 위한 ‘PRM 거점 점포’ 형태가 될 전망이다. PRM은 시중은행에서 퇴임한 기업여신 전문가들을 대구은행이 영입하는 정책을 말한다. PRM을 통한 대출 규모는 올 1분기 전년 동기(2조4785억원)에서3 3.5% 성장한 3조3086억원을 기록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서울시 마포구에 디지털본부 거점을 설립해 자체앱 고도화, 외부플랫폼과 제휴 확대 등을 진행한다. 또 비용을 절감해 낮은 금리의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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