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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중국산·관세·엔달러 ‘3고’에 위협받는 한국 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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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철강 반제품인 슬라브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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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 업계가 ‘3고’에 위협받고 있다. 많이 이야기되는 고환율·고물가·고금리가 아닌 중국산·관세·엔달러라는 ‘3고’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과 중남미 국가 등 주요국이 관세를 높이는 데다 엔·달러 환율은 30여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중국은 자국의 건설 경기가 침체해 철강 수요가 감소하자 나머지 물량을 저가로 수출하며 글로벌 철강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산업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국이 세계 시장에 수출한 물량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다.

미국을 필두로 관세 장벽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인한 피해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무역대표부(USTR)에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 관세 인상 대상은 중국산 첨단·핵심산업 제품으로, 철강의 경우 기존 7.5%에서 25%로 3배 이상 높였다. 중국산 저가 철강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칠레도 최근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엔·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160엔을 찍은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기준 달러당 155엔 중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당 160엔을 기록한 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이 같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산 철강 제품이 한국산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건설경기 악화와 완성차 수요 위축 등 대내적 요인으로 철강업계 전반의 실적도 악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자료를 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전날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34곳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50조56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1% 증가했다. 그러나 철강 업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6% 감소했다.

정부는 3고 위협을 돌파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승렬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주요 철강 기업과 ‘철강 수출입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KG스틸, 동국제강, 세아제강, 넥스틸, 고려제강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이날 수렴한 철강업계의 의견을 바탕으로, 중국산 철강으로 촉발된 세계적 공급 과잉과 주요국들의 자국 산업 보호 기조 속에서 한국 철강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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