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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 공연 보러 이번 주말 2만명 한강간다…드론 1000대가 그리는 빛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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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다음달 1일 잠실공원서 드론쇼
LED로 1600만가지 다양한 색 표현
자동항법 기술로 움직임 정밀 제어
가로 200m 높이 150m 밤하늘 수놓아
15분 라이트쇼에 8000만원 소요


매일경제

지난달 27일에 잠실 한강공원에서 열린 드론쇼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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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지난달 27일, 잠실 한강공원에서 1000대의 드론이 카운트다운에 맞춰 일제히 이륙했다. 오와 열을 맞춰 떠 있던 드론들은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노래가 흘러나오자, 반딧불처럼 흩어졌다. 잠시 후 청록색으로 빛나는 청담대교를 배경으로 한 송이, 한 송이씩 빛의 꽃이 피어났다.

허공에 서울페스타 초청장이 날아오고, 티켓을 반으로 찢어 입장하는 연출 다음에는 서울시 캐릭터인 해치와 백호 등 해치 프렌즈가 나타났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요원들이며 아이돌 콘서트를 보는 해치 등 서울을 상징하는 모습들이 음악과 함께 15분간 이어졌다.

서울시는 이날 한강 드론쇼를 보기 위해 한강공원에 모인 사람들을 1만9900명으로 추산했다. 한강 다리나 도로, 인근 아파트 등에서 쇼를 관람한 사람들까지 합치면 관람객은 2만명을 훌쩍 넘는다.

이 쇼는 오는 18일, 6월1일에도 수 만명을 불러 모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2회차 공연이 비가 와서 취소돼 남은 2회 공연에 관람객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15분 남짓한 공연에 동원되는 드론의 총 대수는 1000대. 촬영을 목적으로 띄우는 일반 드론과 라이트쇼를 하는 드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카메라가 아니라 LED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A4용지 크기의 900g짜리 드론에는 1600만가지 빛을 내는 LED가 장착됐다.

올해 한강드론쇼 운영을 맡은 드론업체 유비파이 임현 대표는 “드론에 TV LCD픽셀같은 LED가 장착돼 1600만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드론 한 대가 내는 빛은 1000루멘(빛의 단위)정도로, 일반 가정용 백열등보다 밝다.

1000대 드론 비행 오차 단 몇 cm 불과
정밀제어로 해치·오징어게임·삼겹살까지 그려내
지상에서 이륙한 드론은 비행가능구역인 가로 200m , 높이 150m 를 누빈다. 드론을 한 개씩 조종할 수 없기 때문에 드론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최대한 정밀하게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것이 관건이다.

드론쇼는 200대 드론만으로도 가능하지만, 한강 드론쇼에는 5배인 1000대가 투입된다. 만에 하나 드론이 서로 부딪친다 하더라도 모든 대열이 갑자기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유비파이는 드론이 장애물을 회피하고 자기 위치를 추정해 자체 지도를 그리는 자동항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드론 1대에 몇 cm 단위까지 정밀하게 컨트롤한다.

1000대나 되는 드론을 한강으로 수송해오는 것도 큰 일이다. 업체에서는 드론을 10개씩 큰 상자에 담아 3.5톤 트럭 두 대에 가득 실어 ‘모셔’온다. 공연 6~7시간 전 한강에 드론이 도착하면, 바람의 방향과 속도 등 날씨에 맞춰 프로그래밍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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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잠실한강공원에서 열린 드론쇼에서 연출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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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군집비행 기술이 발달하면서 드론이 그리는 그림들은 매년 더 정교해진다. 지난달 공연에 가장 많은 탄성이 터졌던 부분은 해치 캐릭터가 거대한 불판에 삼겹살을 구워 쌈을 싸먹는 모습이다. 쌈을 입안 한가득 넣은 해치 눈이 갑자기 ‘다이아몬드’모양으로 바뀔 때 관람객들 사이에 웃음이 번졌다.

지난해 드론쇼를 보기 위해 한강을 찾은 시민들은 총 12만4360명으로, 한 회당 관람객이 1만1300명 수준이었다. 올해는 입소문이 나면서 첫 회 공연에 이미 2배 가까운 관객이 운집했다.

서울시는 한강드론쇼가 다른 행사 대비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라고 판단해 올해 공연규모를 더 키웠다. 출연 드론 수를 1000대로 늘렸고, 10회 공연에 8억37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상반기에는 6월1일, 하반기에는 9~10월 사이 5회 공연이 추가로 진행된다. 시민들이 드론쇼 전후로도 한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케이팝 댄스, 재즈공연등 사전 공연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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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잠실한강공원 드론쇼에서 1000대의 드론이 연출한 장면. 서울 캐릭터 해치가 삼겹살을 쌈에 싸먹는 모습이다.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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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연기 없고 재사용도 가능한 친환경쇼
서울시, “시민 호응 높아 하반기에도 계속”
올해 드론쇼에는 ‘깜짝 카메오’도 등장한다. 서울시는 카카오와 협업해 라이언, 춘식이,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도 드론쇼에서 구현한다고 밝혔다.

불꽃놀이와 달리 친환경적인 쇼라는 것도 드론쇼의 장점이다. 불꽃놀이는 화약을 터뜨려 일대가 부연 연기로 뒤덮이고 한강에 소각 잔여물이 떨어지지만, 드론은 공연 후 쓰레기가 남지 않는다. 한번 터뜨리면 재사용할 수 없는 불꽃놀이와 달리 드론은 프로그램만 바꿔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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