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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지상전 임박…"하마스 숨통 끊는다" 라파 진입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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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의 지상전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미 이스라엘군은 라파에서 건물을 철거하는 등 지상전 병력의 진입로를 확보 중이다. 전면 공세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주요 7개국(G7)과 한국 등 13개국이 이스라엘에 경고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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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라파 중심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라파를 겨냥한 대규모 공세를 예고한 이스라엘군이 도시 동부에서 중심부 쪽으로 건물을 무너뜨리며 진입로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CNN방송, 플래닛랩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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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9일 이후 라파 동부에서 건물들이 잇따라 철거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CNN이 미국 상업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전날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현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관문인 라파 국경검문소에서 북쪽으로 약 1.6㎞ 떨어진 지점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심부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미 여러 곳이 완전히 평탄화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장악한 도심지에 지상군을 진입시키기 앞서 전쟁용으로 개조한 장갑 불도저 등으로 건물을 무너뜨려 진입로를 만들곤 했다. 현재 진행 중인 건물 철거도 지상군 투입을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지뢰·부비트랩(함정)을 제거하는 동시에 하마스 무장대원이 매복할 공간을 없애 시가전 피해를 줄이는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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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최후의 보루'라 불리던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세가 이어지자 집을 떠나 피란길에 나선 한 여성이 임시 텐트 밖에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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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는 하마스의 숨통" 이스라엘의 지상전 명분



이로써 라파 전면 지상전이 코앞에 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라파 일대에 "추가 병력이 진입할 것"이라며 "작전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가자지구 내 공중정찰을 담당하는 이스라엘군을 만나 "라파는 하마스의 도주와 보급에 있어 숨통 역할도 하고 있다"며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일의 기습 공격 반복을 막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를 장악한 데 이어 라파 주거지역까지 진입하는 등 이 지역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보고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께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직접 경고를 했지만 먹혀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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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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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와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재장악하는 미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동맹국인 미국과 대화를 계속하길 바라지만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해서는 라파 작전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면전이 임박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G7(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일본·캐나다)과 한국 등 13개국이 라파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 작전을 반대하는 서한을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보냈다. 독일 매체 쥐트도이체차이퉁(SZ) 보도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지난 15일 4쪽 분량의 서한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을 하지 말 것과 가자지구에 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국경 검문소 개방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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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건설을 마친 가자지구 해안의 해상부두 건조물.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진 미 중부사령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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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해상 부두서 구호물자 나른다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이 소개령을 내린 이후 '최후의 피란처' 라파에서도 대규모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CNN은 "현재까지 최소 60만명이 라파를 떠났다"면서 "위성사진을 보면 라파 내 거리 곳곳을 가득 메웠던 피란민 텐트가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근은 더 큰 문제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폭격을 가하면서 육로를 통한 구호품 지원을 제한해왔다. 이에 미국이 가자지구 해안에서 약 5㎞ 떨어진 해안에 임시 부두를 건설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식량과 식수, 의약품 등이 임시 부두를 통해 가자지구 주민에게 전달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자지구에 구호품 전달을 위한 해상통로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500t 분량으로 하루 최대 200만끼에 달하는 식량이 이 통로로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인도주의 성격의 해상 통로를 통해 가자 팔레스타인 민간인에게 추가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현재 진행 중인 다국적인 노력"이라며 "미군은 가자에 진입하지 않고 물자만 나른 후 유엔이 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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