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대 사열하는 중국·러시아 정상 (베이징 AFP=연합뉴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러시아 대통령 공보실 제공] 2024.05.16 passi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빈 방문으로 러시아와 끈끈한 밀착 관계를 재확인한 중국이 앞으로 무역·에너지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이나 첨단 기술, 기초 학문 분야 영역에서도 양국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빈 중국 외교부 유라시아사장(국장)은 17일 푸틴 대통령 방중 결과에 관한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시기가 중요했고, 성과가 풍성했으며, 국제 사회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류 사장은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솔직하고 우호적이며 내용이 풍부한 회담을 열어 양국의 전략적 협조와 영역별 협력을 위해 정층설계(頂層設計·최고 단계에서 전체 국면을 다루는 하향식 설계)와 전략적 배치를 내놨다"고 말했다.

류 사장은 "양국은 상대방이 자기 일을 하는 것과 서로의 주권·안보·발전 이익 수호를 지지하고,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며 "앞으로 양국은 ▲ 동맹을 구성하지 않음 ▲ 대결하지 않음 ▲ 제3자를 겨냥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삼아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상호 존중·지지 속에 각자 발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양국 교역액이 10년 새 1.7배 늘면서 작년엔 2천400억달러(약 326조원)를 넘었다는 점을 두고 "세계 경제 회복력이 부족하고 일방주의·보호주의의 찌꺼기가 다시 떠오르는 때라 더욱 귀중하다"면서 "중러 협력은 광명정대(光明正大)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시장 원칙에 부합하며, 제3자를 겨냥하거나 외부 간섭·강압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상황을 겨냥한 반박으로 보인다.

류 사장은 "다음 단계로 정상 간 합의에 따라 경제·무역·에너지·농업 등 전통적 영역 협력을 추진하면서, AI·첨단 기술·기초 연구 등 새 협력 성장점을 발굴할 것"이라며 "상호 보완의 이점을 충분히 발휘하고, 이익 융합을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AI와 기술, 기초 연구 등 협력 방침은 전날 중러 정상 공동성명에 언급된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전날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정기적 협상 메커니즘을 수립하고 잘 이용해 AI와 오픈소스 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 플랫폼에서 AI 감독·관리 문제를 심의할 때 입장을 협조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기술 독점, 일방적인 강제 조치로 타국의 AI 발전을 억제하는 것, 글로벌 AI 공급망을 막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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