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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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수 김호중(33)씨가 사고 전 들렀던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 유명가수가 동석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래퍼 출신 유명가수도 함께 했다. 경찰은 김씨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해당 가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오후 10시50분쯤 해당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강남구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후 그는 벤틀리 차량을 몰고 나왔다가 11시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택시를 들이박는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그가 사고 직후 현장 인근에서 통화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사고 3시간여 뒤 김씨의 매니저가 김씨의 옷을 입은 채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했다. 이때 김씨는 또다른 매니저와 함께 경기도의 한 호텔로 갔다. 김씨는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로 입건했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은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허위 진술을 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김씨가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되는 등 당일 밤 김씨의 행적이 드러나면서 김씨가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대리기사를 부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김씨 측은 이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김씨 소속사는 전날 "김호중은 유흥주점에 지인에게 인사차 들렀을 뿐,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는 입장을 냈다. 김씨 측은 대검찰청 차장 출신 조남관(59·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고 전 김씨가 들렀다는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등 음주운전 혐의 추가 적용을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한 녹취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김씨의 집과 이 대표의 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뺑소니 사고 전후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적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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