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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술 안 마셨다면서 ‘호화 전관’ 동원…김호중 사고 둘러싼 ‘눈덩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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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측, 검찰총장 직무대행 거친 변호사 선임

소속사는 여전히 강력 부인

경찰, 음주운전 가능성 열고 증거확보 집중

‘음주 후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받고 있는 트로트가수 김호중(33)씨 측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조남관(59·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씨 측은 음주운전 관련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씨 소속사는 “문제를 일으킨 직원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달게 받을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도 검찰총장 직무대행까지 거친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진실공방이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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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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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검찰총장 직대 거친 변호사 선임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선임계를 냈다. 조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2020년에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무정지일 때 총장 직무대행을 수행했다. 이후 2022년부터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조 변호사는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찰청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도 있다는 점에서 고위직 전관을 활용해 사법 리스크 방어에 나섰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 차선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이 사고로 택시기사가 전치 2주 진단을 받으면서 경찰은 김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김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17시간 뒤인 10일 오후 4시 30분쯤 경찰에 출석해 자신의 운전을 인정했으나 이때 음주 측정 결과는 ‘음성’이 나왔다. 앞서 사고가 발생한 지 약 2시간 뒤 매니저가 김씨 옷을 입고 경찰서를 찾아와 본인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으나 허위 자백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김씨인 점을 확인하고 매니저를 집중 추궁하고 김씨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다. 김씨는 이에 응하지 않고 호텔에 피신했다가 사고 다음날에야 경찰에 자신이 직접 운전했음을 인정하고 음주 측정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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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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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렀을 뿐, 마시지 않았다”지만 의혹은 계속

김씨와 김씨 소속사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음주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가 사고 당일 방문했던 곳이 유흥주점이고 이곳을 나와 대리기사를 부른 모습 등이 모두 폐쇄회로(CC)TV에 찍혀 음주운전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씨는 대리운전으로 자택에 갔다가 다른 차를 몰고 집에서 나오는 길에 택시와 사고가 났다.

김씨 측은 “유흥주점에 있던 지인에게 인사차 들렀을 뿐, 술을 마시진 않았다”며 “대리운전 기사는 피곤해서 불렀다”며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술을 마시진 않았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경찰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김씨가 대리운전을 이요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경찰에 출석한 때가 이미 사고 후 십수 시간이 지난 뒤고 소속사가 음주운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경찰은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등 기타 음주운전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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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및 뺑소니 의혹을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 9일 사고 직전 강남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는 모습(왼쪽)과 사고 직후 인근 CCTV에 포착된 전화 통화하는 김호중의 모습. 채널A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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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감싸기’에 다른 의혹도 ‘눈덩이’

음주운전 외에도 운전자 바꿔치기와 증거인멸 문제까지 불거졌다. 사고 당일 김씨 매니저가 경찰에 자수한 이유를 김씨 소속사는 ‘매니저 판단’이라고 했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이 택시와 교통사고가 발생해 골목에 차를 세우고 매니저와 통화했고, 매니저가 본인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자수를 했다”며 “이 사실을 알게 된 김호중이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 측정을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한 녹취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15일 경찰에 출석하며 자신이 이번 사건을 덮으려 한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먼저 대리출석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대표 입장문에 따르면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뺏어서 바꿔 입고 자수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저”라며 “또 다른 직원이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빼내고 파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허위 자백을 한 매니저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전날 김씨의 주거지와 이 대표 주거지, 소속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미 매니저가 파손시켰다는 블랙박스 메모리박스는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사고 전후 상황과 뺑소니 후 소속사 관계자 행적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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