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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회사 배려에 춤추는 아빠들 “육아 경험하니 둘째 욕심이…” [0.7의 경고, 함께돌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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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남성 직원 한달간 육아휴직…복직 후엔 유연근무제

“아이들과 여행 다니고, 복귀 전엔 적응 프로그램까지 완벽해”

그룹 전체 임직원 출산율 2.05명…10년간 2명대 성공사례로

헤럴드경제

2019년 12월 박지웅 롯데지주 홍보팀 책임이 아이에게 유아식을 먹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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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매일 보람을 느끼니 자연스레 둘째 생각이 납니다.”(신창준 롯데백화점 홍보팀 책임)

육아휴직을 다녀온 ‘롯데맨’들은 추가 자녀 계획을 긍정적으로 고려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마지막 날 2세를 만난 신 책임도 벌써 둘째 자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가 집으로 오는 순간부터 아내와 육아를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아를 혼자 하는 것이 가장 두려울 것이라 걱정했는데 배우자와 함께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육아를 하는 매 순간이 뜻깊고 보람찬 순간이라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생후 100일이 됐을 때 육아휴직을 낸 김형민 롯데지주 인재전략팀 책임도 둘째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김 책임은 “집에서 아이 백일상을 직접 차린 경험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면서 “아이와 가족에 진심인 회사를 직접 겪으니 이 회사에서 둘째를 낳고 키워도 부담이 덜할 것이란 확신이 생긴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남성 직원에게 한 달 이상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했다. 도입 초기에는 업무 부담에 서로 눈치를 봤지만, 이제 자연스러운 사내 문화로 정착이 됐다. 육아휴직 첫 달에는 통상 임금의 100%를 지급한다. 이후에는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박지웅 롯데지주 홍보팀 책임은 “임신한 배우자가 있는 후배가 ‘선배가 (육아휴직을) 써야 나도 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면서 “지금은 사내 남성 동료들이 육아휴직을 응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육아휴직을 다녀온 남성 직원이 꼽은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쌍둥이 아버지인 채병훈 롯데칠성 음료기획팀 책임은 다른 아빠들보다 더 오래 아이들과 추억을 쌓았다. 아내가 정상 출근을 하면서 아이 둘과 함께 국내 여행을 다닌 덕분이다. 채 책임은 “아이 둘과 아빠가 여행을 다니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주위에서 많이 얘기했지만, 막상 해보니 어려운 일이 아닌 행복 그 자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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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김형민 책임 가족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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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면서 유대감도 늘었다. 육아휴직이 끝날 때는 아이가 아빠와 떨어지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형민 책임은 “육아휴직이 끝날 때 아이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찾았다”며 “한 달이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아이와 감정을 나누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채병훈 책임 역시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수록 엄마 혼자가 아닌 아빠와도 일상을 공유한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무뚝뚝한 아빠가 아니라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복귀에 대한 부담도 적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롯데의 경우 계열사마다 복귀 전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온라인 교육이나 적응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복귀 후에도 유연근무제를 통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평일에도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김형민 책임은 “복귀 이후에는 유연근무제로 조금 일찍 출근하고, 그만큼 일찍 퇴근해 육아를 돕는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만족감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롯데그룹의 임직원 출산율은 2.05명으로 10년간 2명대를 유지했다. 한국 합계출산율 0.78명을 가볍게 웃도는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롯데그룹은 다자녀 관련 복지를 확대하는 한편, 업계에 가족친화제도를 전파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출산 관련 제도가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 다자녀 관련 지원 제도와 성장까지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퍼질 수 있도록 대외적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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