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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문 열고 8초 만에 '탕탕탕'…'LA 한인 총격' 경찰 보디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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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LA 경찰이 공개한 고 양용씨 총격 사건 당시 경찰 보디캠 영상. 사진 LAPD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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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인 양용(사망 당시 40세)씨가 경찰 총격에 숨진 사건 관련해 당시 현장 경찰관들이 착용하고 있던 보디캠 영상이 공개됐다.

17일(현지시간) LA 경찰국(LAPD)이 공개한 해당 경찰관들의 보디캠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11시 58분쯤 양씨의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열었다.

이후 양씨와 마주친 지 약 8초 만에 "그것을 내려놓아라"(Drop it)고 외치며 현관문 앞에서 3차례 총격을 가했다. 당시 양씨는 왼손에 부엌칼을 든 채로 서너 걸음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양씨는 첫 번째 총격에 곧바로 뒤로 쓰러진 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가슴에 2발, 복부에 1발 총상을 입었다.

경찰관들은 이미 축 늘어진 양씨의 몸을 젖혀 옆으로 눕히고 두 팔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운 뒤에야 양씨의 부상 상태를 확인했다.

앞서 LA 정신건강국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관문을 두드리며 양씨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양씨는 문 안쪽에서 "당신들은 여기 못 들어온다. 나는 당신들을 초대하지 않았다"고 외치며 강하게 거부했다.

경찰은 양씨 가족에게 그를 강제로 나오게 하려면 물리력을 동원해 체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고, 양씨 가족에게서 열쇠를 받아 아파트에 진입했다. 경찰관들이 열쇠로 문을 열자 양씨는 놀라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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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양용 씨의 유족이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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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D 측은 "수사관들은 현장에서 11인치(28㎝) 부엌칼을 회수해 증거물로 보관했고, 현장에서 약물(narcotics)을 회수해 증거물로 조사했다"며 "LAPD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이 사건을 계속 조사하고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자체 조사가 끝나면 민간 조직인 경찰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해당 경찰관의 무력 사용이 정당했는지 결정하게 된다.

양씨의 유족은 "정신질환을 앓아온 양씨가 사건 당일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LA 카운티 정신건강국에 치료시설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들이 다수 출동해 과잉 대응으로 양씨를 살해했다"면서 진상 규명과 해당 경찰관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유족 측 변호인단은 이날 성명에서 "LAPD는 양씨의 집에 들어간 지 몇 초 만에 총을 쏘아 숨지게 했다. LAPD는 그들이 결정한 방식으로 집에 들어감으로써 상황을 악화시켰고 이는 불필요한 총격으로 귀결됐다"며 "우리는 전면적인 조사와 완전한 투명성, 이 사건에 관한 모든 증거의 공개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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