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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한국판 '텐센트' 꿈꾸는 크래프톤, 개발사 투자 '광폭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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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크래프톤이 국내외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 중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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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크래프톤이 국내외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핵심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의 차기 흥행작을 찾기 위함이다. 크래프톤의 이런 성장 방침에 업계 일각에선 중국 정보 기술(IT) 회사 '텐센트'를 연상한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게임 개발사 '엘로디 게임즈(Elodie Games)'에 지분을 투자했다. 엘로디 게임즈는 2019년 라이엇 게임즈 출신, 크리스티나 노먼과 데이비드 뱅크스가 설립한 회사다.

이들 대표가 라이엇 게임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 이목이 집중된다. 데이비드 뱅크스 CEO는 기술이사 등 직책을 수행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티나 노먼도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의 디자인 디렉터로 일했다.

크래프톤이 게임 스튜디오에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영국과 노르웨이 소재의 신생 게임 개발사 '레드 로버 인터랙티브'(이하 레드 로버)에 투자했다. 레드 로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 최후의 열차 '셜리'를 배경으로 한 서바이벌 게임 '콜트레인(Coltrane)'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개발사 '바운더리'에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바운더리는 2022년 10월 설립한 신생 게임 개발사로 언디셈버를 개발한 구인영 대표이사 겸 EPD, 박병호 아트 디렉터, 유명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중심으로 개발진이 꾸려졌다. 현재 바운더리는 핵앤슬래시(Hack and Slash) 장르의 신작 '프로젝트 너트(Project NUT)'를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게임 스튜디오의 지분을 확보해 나가며, 자금을 쏟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350개 이상의 전 세계 게임사들을 검토하고 미팅도 진행했다"며 "올해는 인수합병(M&A)을 공격적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회사가 발표한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전략은 지분 투자나 파트너십 체결 등 세컨드 파티(Second Party) 발굴에 초점을 맞추는 게 골자다. 그간 자체 개발과 산하 독립 스튜디오 개발을 통해 성장해 온 회사가 외부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 및 퍼블리싱 중심으로 전사 방향성을 수정한 셈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하는 게임 수는 늘리고 수준 높은 신작 개발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크래프톤의 이런 행보에 업계 일각에선 중국의 텐센트를 떠올린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텐센트도 적극적인 M&A 정책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이뤘다. 대표적인 산하 개발사론 미국의 라이엇 게임즈, 스위스의 미니클립, 핀란드의 슈퍼셀 등이 있다.

국내 기업 중엔 작년 기준 넷마블의 지분 17.52%(3대 주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크래프톤 13.73%(2대 주주) 등을 보유 중이다. 라인게임즈와 웹젠 등 지분도 직간접적으로 갖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가파르게 성장 중인 크래프톤이지만, 또 다른 히트작이 없어 고심이 큰 상황"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라도 차기작이 시급한 상황인데, M&A를 통해 빠르게 타이틀의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준혁 기자 junhuk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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