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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경찰 수사부서 기피는 옛말? '특진' 대폭 늘리자 지원자 4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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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순경 수사 지원 118→450명
기존 수사관의 이탈도 큰 폭 감소
지난해 특진자 절반이 수사 파트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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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부서는 그간 경찰 조직 내에서 대표적인 '기피' 부서로 꼽혔다. 범인을 추적해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 속 멋진 형사의 모습과 달리, 현실에선 잦은 야근에 승진도 안 돼서 "수사부서 가면 인생 망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특별승진(특진)과 인력증원 등 사기 진작책이 이어진 덕에, 수사부서를 선호하는 경찰관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9일 수사 경과(경찰의 직무 분류) 충원 및 선발 관련 지표들이 전체적으로 개선됐다고 밝히면서, 경찰 조직 내에 수사부서 선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우선 신입 경찰관들의 수사부서 지원이 크게 늘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중앙경찰학교 314기 신임경찰관 중 예비 수사 경과 지원 인원은 450명으로, 2022년 309기 118명과 비교해 3.8배 증가했다.

예비 수사 경과제는 중앙경찰학교 교육생 중 일부를 선발해, 형사·수사·사이버 등 수사 부서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다른 순경과 달리 1,~2년간의 기동대 의무복무가 면제돼 6개월간 지구대 교육만 마치면 수사 부서로 바로 투입된다.

기존 수사관의 이탈도 크게 줄었다. 지난 2021년 수사 경과를 자진 해제한 수사관은 3,096명이나 됐으나, 지난해 654명으로 78% 급감했다. 타 경과에서 일하던 기존 직원들의 수사부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2021년 2,891명이었던 수사 경과 선발 인원은 2023년 3,172명으로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경찰이 수사 근무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험승진은 축소하고 경정 특진, 팀 전체 특진 제도 등을 시행하면서 수사부서 선호도가 증가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수사부서에 근무한 수사 경과 특진자만 1,095명으로, 전체 특진자(2,170명)의 절반이 넘었다.

전문수사관에게 팀장직을 우선적으로 맡기는 점도 수사 경과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 중 하나다. 수사관 자격관리제에서 별도 시험을 통해 최고 등급인 '책임수사관'이 되면, 팀장 보임 1순위 혜택이 부여된다. 올해 해당 시험 사전수요를 조사해보니, 지난해(320명)보다 173% 늘어난 876명이 시험에 응시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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