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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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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 커플' 난민 인정한 캐나다…"성소수자 차별 근거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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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 커플이 캐나다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캐나다 당국은 이들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차별받았다는 근거가 충분하다며 난민으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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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캐나다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일본인 여성 커플 /사진=엑스(옛 트위터)


19일 아사히신문은 50대와 30대의 일본인 여성 커플이 지난해 가을 캐나다 정부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자, 2021년 학생비자를 받아 캐나다로 떠났다. 이후 캐나다 정부가 성소수자를 난민으로 인정한다는 정보를 접해 2022년 11월부터 난민 신청 절차를 시작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일본에서 받은 차별과 일본 법 체계의 미비점 등을 정리한 2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캐나다 정부에 제출했고, 이후 인터뷰와 공청회를 통해 지난해 9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커플은 동성 커플에 대한 일본 정부와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캐나다 난민 취득 사실을 공개한다며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이 일본에서 자신들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인연을 맺은 이들은 2019년 4월 캐나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같은 해 7월 일본에서 성소수자 파트너십 제도를 통해 증명서를 받아 부부로 살아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동성 커플' 증명서를 받은 뒤에도 직장 등에서 계속 차별받았고, 이성 부부가 받는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고 한다. 일본 지방자치단체에 도입된 성수자 파트너십 제도는 동성 커플로 인정하는 증명서를 발급해 병원에서 가족으로 대우받는 등의 일정한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다. 단 법적 구속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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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비자 발급 지원 업체의 동성커플 비자 안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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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난민위원회는 난민 인정 통보서에서 일본이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들에게 이성 부부와 같은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민 신청을 한 일본 동성 커플이 "일본에서 차별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난민 인정 배경을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일본에 대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의견을 근거로 이들이 여성이라는 점도 차별의 이유가 됐다며 일본에 여전히 가부장제 관념이 뿌리 깊게 남아있고 직장 내에서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에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고 이들에 대한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일본에서는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 또는 '위헌 상태'라는 판결이 연이어 나와 동성혼 합법화 기대를 높였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대만, 네팔 등이 동성혼을 인정하고 있다. 태국은 지난 3월 동성 간 결혼 허용을 골자로 하는 '결혼 평등법' 하원을 통과해 상원과 왕실 승인을 앞두고 있다. 최종 승인까지는 몇 달이 걸릴 예정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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