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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3연임 앞둔 印 모디 …'퇴진 위기' 日 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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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코노미 흔드는 인플레 ◆

매일경제

나렌드라 모디


올 상반기 주요국 선거의 승패를 갈랐던 '물가'는 하반기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하반기 중 총선을 치를 예정인 영국은 14년 만에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정권 교체가 유력하다. 영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지방선거를 치렀는데, 집권 여당 보수당은 직선제 광역단체장 11명 중 1명, 지방의회 107곳의 지방의원 2655명 중 513석 확보에 그치며 참패했다.

영국 유권자들은 '경제 고통'을 이유로 보수당 정권을 심판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에너지 가격이 동반 급등하며 '먹고사니즘'이 가장 중요해졌기 때문인데, 같은 해 10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연 11.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2년간 식품 가격은 23.9%나 급등했다.

지난 3월 포르투갈 총선과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도 고물가 탓에 야당이 모두 승리했다. 2022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압승했던 집권 사회당은 2년 만에 민주동맹에 제1당을 내줬다. 지난 3월 31일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선 22년째 장기 집권을 이어온 여당 정의개발당(AKP)이 수도 앙카라, 최대 도시 이스탄불을 포함해 전체 81개 광역단체장 중 24곳 확보에 그치며 35곳을 확보한 야당에 참패했다. 튀르키예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2년 72.3%, 지난해 53.9%로 치솟으며 계속된 물가 폭등에 지친 유권자들이 대거 야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매일경제

기시다 후미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일본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일본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은 3개 지역구에서 모두 야당에 패배했다. 자민당의 일본 내 지지율이 줄곧 '정권 교체' 위험 수준인 20%대에 머물고 있는 데에는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이 한몫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하락이 본격화된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반감이 누적된 탓으로 풀이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대비 3.1% 오르면서 4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1인당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2.5% 감소해 2년 연속 줄었다.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면서 연초 마이니치신문이 수행한 한 여론조사에선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14%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들 국가와 달리 인도네시아와 인도처럼 전 세계적인 '물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제 성장 속도를 지켜낸 정부는 정권 수명 연장에 성공했다. 지난 2월 14일 대선·총선을 치른 인도네시아에서는 물가 관리와 경제 성장에 성과를 거두면서 기존 집권 세력이 승리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전임 대통령 집권기인 2022~2023년 2년간 인도네시아 실질 경제성장률은 평균 5.18%에 달했으나 같은 기간 연간 인플레이션은 각각 4.2%, 3.7%에 그쳤다. 지난 4월 19일부터 오는 6월 4일까지 총선을 치르는 인도에서도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주도의 연립정부가 압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째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번 총선으로 초대 네루 총리 이후 사상 처음 3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모디 총리의 연임을 이끈 비결은 경제 성장이다. 모디 총리 재임 기간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4%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했고, 인도의 GDP 순위는 2014년 11위에서 지난해 5위로 한때 식민 지배국인 영국마저 추월했다. 지난해 인도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5.6%를 기록했지만 실질 GDP 성장률은 7.8%를 기록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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