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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시간 늘리는게 능사냐" vs "퇴근 후 투자 가능"…밤 8시까지 거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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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경쟁 시대로]③ 넥스트레이드 '12시간 주식 매매'

투자자 편익 제고한다는 취지…"마냥 반갑지만은 않아"

뉴스1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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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12시간 주식매매' 카드를 내세우며 출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매매 시간을 대폭 늘리고 호가 유형도 다양하게 마련하면서 투자자들의 편익을 제고한다는 취지인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외려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순히 매매 시간을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증권가 반응도 탐탁지 않다. 증권사들은 당장 다음 달까지 ATS 대응을 위해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 Smart Order Routing) 솔루션'과 통합시세, UI·UX 등을 개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추가 인력 배치 등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또 내년 3월 ATS 출범 뒤엔 오후 8시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증권사 직원들의 '야근'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약 70년만에 막 내리는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

내년 3월 국내 1호 ATS 넥스트트레이드가 본격 출범한다. 주식 거래 시장에서 약 70년간 이어진 한국거래소의 독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거래시간이 확대되고 새로운 호가 제도를 적용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8시~8시50분의 Pre마켓과 15시30분~20시의 애프터 마켓을 추가 운영한다. 우리나라의 하루 주식거래 시간은 현행보다 5시간 30분이 늘어난 12시간이 될 예정이다.

호가 종류도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된다.

매매체결 수수료도 낮아진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수준 인하할 예정으로, 시장 간 경쟁이 거래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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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늘리는게 능사냐" vs "퇴근 후 투자 가능"…반응 '분분'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응이 갈리고 있다. 현행 매매 시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비관론'과 퇴근 후에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단 점에서 ATS 도입을 반기는 의견이 부딪히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주식 커뮤니티를 통해 "지금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주식 시장 돌아가는 거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한데 매매 시간을 더 늘린다는 게 누구한테 좋은 건지 모르겠다", "주식도 이제 코인처럼 되는 거냐", "금투세나 먼저 해결해라", "시간 늘리는 게 능사냐"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주식 매매 시간이 늘어나면서 편의성 제고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보통 퇴근을 오후 6시에 한다는 점에서 그 이후로도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단 점을 높게 사고 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데 한창 일이 바쁠 때는 주식창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장이 끝나는 일이 많았다"며 "이젠 퇴근 후에도 마음 편하게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게 참 편리할 것 같다"고 밝혔다.

증권가 반응도 냉랭하다. 당장 ATS 도입을 위해 각종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고, 추가 인력 배치가 필요해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또 증권사 직원들 입장에선 ATS 도입 시 출퇴근 시간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 증권사 직원은 "대체거래소가 도입되고 나면 증권사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은 그에 맞춰서 조정될 걸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 이후 유연 근무제를 이미 많은 증권사들이 도입하고 있어서 추가로 인력을 뽑고 하면 큰 반발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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