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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LG 없으면 매출 반토막"…LX그룹 홀로서기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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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판토스, 지난해 매출 60% LG그룹에 의존

LX인터내셔널·LX세미콘도 LG그룹 관련 매출 많아

뉴시스

[서울=뉴시스] LX그룹이 출범한지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LG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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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LX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주력 계열사들이 LG그룹과 거래해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X그룹 고유의 신사업이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에 LG그룹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X그룹의 LG그룹 의존도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LG그룹 매출 의존도가 뚜렷한 것 드러났다.

단적으로 LX인터내셔널 지난해 매출에서 LG그룹 비중은 42.8%이며, LX세미콘은 지난해 매출의 56%를 LG그룹과의 거래로 벌었다. LX판토스도 지난해 전체 매출 중 LG그룹과의 거래 비중은 64%에 달했다.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매출에서 LG전자 비중은 42.8%로, 전년보다는 LG그룹을 통한 매출 비중이 5.9%p 줄었다. 하지만 LG전자를 통한 매출 비중은 5.5%p 늘어나 결과적으로 LG그룹 의존도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LX세미콘은 2022년과 2023년 모두에서 약 56%에 달하는 매출을 LG디스플레이에 의존했다.

LX세미콘의 LG디스플레이 의존도가 높은 것은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 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한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LX세미콘 전체 매출에서 DDI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2%에 달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팹리스임에도 디스플레이 시황에 따라 이익 규모가 결정되는 한계를 갖고 있다.

LX세미콘이 LG디스플레이에 의존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DDI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에 탑재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DDI 공급사로 대만 노바텍을 추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까지 아이폰 OLED용 DDI를 LX세미콘으로부터 전량 공급받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DDI 공급처를 추가로 더 늘렸다. LG디스플레이가 제작하는 애플 아이패드 OLED에 삼성전자 DDI가 사용되는 일까지 벌어졌을 정도다. 경쟁 심화에 공급처를 늘려 원가 절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방침은 LG디스플레이 납품 의존도가 높은 LX세미콘 입장에선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특히 LX세미콘 사례는 LX그룹 전반의 위기 상황 '축소판'이란 진단이 나온다. 신사업은 걸음마 단계인데, LG그룹 의존도 탓에 LG그룹 결정에 따라 이익이 좌우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LX세미콘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방열기판 사업의 경우 내년에야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수 있다. 방열기판은 반도체에서 열을 배출시켜 오작동 확률을 줄이는 장치다.

운송물류업체인 LX판토스도 LG그룹 의존도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LX판토스의 LG전자와 LG화학 관련 매출은 2022년 6조131억원에서 지난해 4조4166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보다 전체 매출 감소 규모가 더 커 비중은 되레 늘었다. 2022년 매출(10조6722억원)에서 LG그룹 비중은 56.3%이며, 지난해 매출(6조8793억원) 중 LG그룹 비중은 64.2%로 나타났다.

업계는 LX그룹이 출범 3주년을 맞았지만, LG그룹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완전한 독립은 아니라고 본다. LX그룹만의 신사업을 통한 '매출 독립'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LX그룹도 신사업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실제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한 도약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엔 국적 1위 해운사 HMM, 올해엔 국내 1위 폐기물 매립 업체 에코비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최종적으로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신중하게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과감한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LX그룹이 대형 기업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것은 충분히 내부 검토를 거쳤다는 의미인데 정작 인수전에 나섰다가 포기하는 일이 반복돼 신사업 개척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LX그룹은 주력 계열사의 직원 수도 감소세다. 단적으로 LX세미콘 직원 수는 2022년 1581명에서 지난해 1543명으로 줄었다. 일부에선 LX그룹 전반에 걸쳐 조직이 활력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hun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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