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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고양이에 최적화” 국내 첫 ‘동물용 방사성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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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최적화된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동물용 방사성의약품 ‘싸이로키티 주사액(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의 임상시험 계획이 농림축산검역본부 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아시아경제

연구팀이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 제조를 위해 핫셀을 조작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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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청 원자력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방사성요오드(I-131) 투여량과 방법을 확인, 동물용의약품 제조 기준에 맞춰 고양이에게 최적화한 싸이로키티 주사액을 개발했다.

이 주사액을 투여하면 방사성요오드가 갑상선에 농축 흡수돼 비정상 갑상선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데 1회 투여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싸이로키티 주사액의 임상시험 승인은 국내 첫 동물용 방사성의약품 임상시험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임상시험은 내달부터 수의핵의학 치료시설이 있는 충북대 동물의료센터에서 질환을 가진 반려묘 40여마리를 대상으로 1년간 진행된다.

주사액이 성공적으로 임상시험을 마치면, 반려묘의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심혈관 장애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통상 10살 이상의 고양이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그간에는 장기간의 약물 치료 또는 수술 외에 대안이 없었다. 미국 등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도입되지 않아 항갑상선제를 평생 매일 투약하거나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 밖에 치료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싸이로키티 주사액이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향후 국내에서도 주사액 한 번으로도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연구팀은 임상시험으로 치료제의 효과 및 안전성이 최종 검증되면 품목허가를 받은 후 내년까지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이 되면, 싸이로키티 주사액은 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될 전망이다. 반려묘와 생활하는 인구가 많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도 동물용의약품을 수출할 기회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임상시험 승인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치료 효과가 높은 동물용 방사성의약품 도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연구원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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