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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김호중 “모두 끝나면 집 돌아오겠다”…왜 지금 음주 인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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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 반성 또 반성” 팬카페 심경글

“구속될까 인정한 듯” 전문가 분석도

세계일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가 지난 9일 사고 직후 현장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골목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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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및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구속 수사를 피하기 위해 혐의를 뒤늦게 인정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김씨는 뺑소니 사고 열흘 만에 팬카페를 통해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고 후 미조치와 도주치상은 인정하면서 음주운전 사실을 극구 빼려고 노력했지만 벌어지는 상황들이 녹록지 않았던 것 같다”며 “(경찰이) 유흥업소에 대해 압수수색도 했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영상 증거가 찍혔을 가능성도 있다. 계속 부인하는 건 구속 수사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자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사고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변인 진술 등을 통해 간접 증거를 확보한 점에 대해서 이 교수는 “기획사나 김호중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수치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위험음주치상은 수치가 없어도 사실상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을 못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 입증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중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중이 열흘간 음주 사실을 부인하며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한 데 대해선 “최대한 금전적인 이익은 손해 보지 않으려는 미시적 전략이 작동한 것”이라며 “콘서트를 이틀까지 강행한 것을 보면 (공연으로 인한) 매출액 40억원에 있어서는 손해를 안 보려고 했다. 회사는 일단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전략적 판단인데 단기적 측면에선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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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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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음주운전은 시인했지만 증거인멸 교사, 기획사 조직적 차원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범죄가 더 중요하다”며 “김씨가 공모했다면 형량이 훨씬 가중될 수 있다. 최대 형량으로는 실형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주 정도에 대한 자백의 내용에 따라 문제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핵심은 공무집행 방해에 김씨도 함께 한 것이 분명한지에 대해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술을 마신 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매니저가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허위 자백을 했는데 경찰의 추궁 끝에 김씨가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소속사 측은 음주운전을 부인해오다 전날 창원에서 열린 이틀간의 공연을 마치고 돌연 혐의를 인정했다. 김씨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팬카페에도 “술을 한 잔이라도 입에 대면 핸들을 잡으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죄지은 사람이 말이 길면 뭐 하겠냐. 나는 아직 조사 중이다.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고 적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김씨와 소속사 측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한 데다 도주 우려도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날 김씨를 비롯 소속사 대표 등 4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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