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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정제마진 악화...정유사 "횡재세 아닌 벙커C유 개소세 면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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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이 5월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정제마진 강세로 호실적을 냈던 정유사들의 수익성 회복도 지연될 전망이다.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도입 논의가 나오자 정유업계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횡재세가 아니라 현재 중유(벙커C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이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유사들은 원료용 중유에 적용되는 개소세를 면제 받는다면 연간 200억~300억원 규모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5월 정제마진 5달러선까지 하락...정유사 실적 회복 지연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싱가포르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2달러 내외로 전분기(4.1달러) 대비 3배 가량 올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뉴스핌

서울시내 한 주유소 [사진=뉴스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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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정제마진은 배럴당 5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며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한 것이 정제마진 약세 배경으로 꼽힌다. 또한 아시아의 유럽향 경유 수출이 감소하며 중간유분 재고가 지난 2019~2023년 평균을 상회할 정도로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1분기 휘발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됐는데, 이는 실질 소비 증가보다는 미국 등에서의 재고 축소에 영향을 받았다"며 "최근 정제마진 약세에 따라 올해 전체적으로 실적 개선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유사들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자 정유사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원유를 직접 채굴하는 쉐브론이나 엑슨모빌 같은 글로벌 오일 메이저와 달리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사업구조로 수익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또 정유 부문 평균 영업이익률은 1.8%로, 제조업 평균(6.5%)보다 훨씬 못미치는 수준으로 추가 세금을 낼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 중유 원료로 사용시 개별소비세 면제해야

정유업계는 횡재세가 아니라 현재 중유(벙커C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이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유는 선박이나 보일러용 연료로 경유, 휘발유 등 다른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저렴하다. 정유사들은 값싼 중유 중 일부를 다시 정제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다른 품목을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 이때 각 정유사가 생산한 중유뿐 아니라 해외에서 수입한 중유를 재정제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정유사들은 선박이나 발전 연료로 쓰이는 연료용 중유뿐 아니라 정제 공정에 투입되는 원료용 중유에도 개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중유는 다른 유종과 달리 직접 연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에 한해 개별소비세가 과세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실제 해외 주요 국가들은 석유제품 제조공정 원료로 쓰이는 중유에 대해 유류세를 면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세제가 사용 용도에 관계없이 중유에 개별소비세를 단순 부과하는 것은 소비세 과세의 국제표준은 물론 교정과세 원칙에 명백히 반한다"고 덧붙였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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